"식스팩 있어 괜찮다"...김하성, 몸 아끼지 않는 호수비 화제

  • 등록 2022-08-22 오후 1:23:06

    수정 2022-08-22 오후 7:52:18

좌측 내야 펜스에 부딪히면서 플라이볼 타구를 잡아내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격수 김하성. 사진=중계화면 캡처
호수비 후 홈팬들의 기립박수에 손을 들어 답례하는 김하성. 사진=중계화면 캡처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몸을 아끼지 않는 멋진 수비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뜨겁게 달궜다.

김하성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MLB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 6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김하성은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시즌 9번째 도루까지 달성했다. 시즌 타율은 .251에서 .252(381타수 96안타)로 약간 올랐다.

하지만 이날 김하성의 진가는 0-1로 뒤진 6회초 수비에서 발휘됐다.

김하성은 1사 후 좌측 내야 관중석으로 넘어가는 알렉스 콜의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3루수 매니 마차도와 좌익수 유릭슨 프로파르도 쫓아갔지만 일찌감치 잡는 것을 포기했다. 하지만 김하성은 포기하지 않았다. 관중석으로 점프하듯 뛰어들어 공을 낚아챘다. 공을 잡는 과정에서 펜스에 강하게 부딪혔다. 몸이 심하게 꺾이는 모습도 나왔다.

김하성은 고통스러운 듯 잠시 엎드려 있었다. 하지만 이내 잡은 공이 들어있는 글러브를 들어보였다. 김하성의 몸상태를 걱정하며 숨죽이던 홈팬들은 그가 일어나자 뒤늦게 기립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미국 현지 중계진도 “펫코파크 모두가 김하성과 사랑에 빠졌다”며 김하성의 호수비를 극찬했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경기 후 SNS에 김하성의 수비 장면을 소개하며 “김하성이니까 할 수 있는 플레이”라고 글을 올렸다.

김하성의 호수비에 사기가 오른 샌디에이고는 이어진 6회말 공격 때 브랜던 드루리의 2루타와 조시 벨의 우월 투런홈런으로 역전에 성공 2-1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김하성의 재치있는 인터뷰도 화제가 됐다. 김하성은 현지언론과 인터뷰에서 ‘어디가 가장 아프냐’라는 질문에 “배가 강하게 펜스와 충돌했지만, 식스팩이 있어서 괜찮다”며 “처음에는 아팠지만 지금은 좋아졌다”고 장난스럽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함께 타구를 쫓아가다 먼저 포기했던 3루수 마차도는 환하게 웃으며 김하성을 일으켜 세워줬다. 김하성은 “매니가 ‘자기 선 넘어오지 말라’고 하더라”고 둘 사이 주고받은 농담을 소개했다.

경기 후 김하성에 대한 극찬이 멈출 줄 몰랐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김하성의 몸이 반으로 잘려 나가는 줄 알았다”고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린 뒤 환하게 웃었다. 역전 투런포를 쏘아올린 벨은 “부상을 당할까 걱정부터 했는데 5∼6초가 지난 뒤 김하성이 글러브 안에 있는 공을 보여줬다”며 “김하성은 정말 특별한 재능을 갖춘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심지어 상대팀인 데이브 마르티네스 워싱턴 감독조차 극찬했다. 그는 “열심히 뛰는 김하성의 경기 방식을 나는 정말 좋아한다”며 “오늘 같은 수비는 모두의 마음을 빼앗는다”고 말했다

현지언론에서도 김하성의 호수비는 화제의 중심이었다. NBC7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이 펜스를 향해 달려들어 엄청난 포구를 보여줬다”며 “펫코파크에 모인 샌디에이고 팬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의 새 유격수를 맞이했다”고 전했다. MASN스포츠는 “김하성이 어려운 각도에서 담장 너머로 날아 아크로바틱 캐치를 보여줬다”고 소개했고 베이스볼아메리카는 “김하성은 정말 특출난 수비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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