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아랑은 17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에서 4위를 차지했다.
비록 메달은 놓쳤지만 김아랑은 환하게 웃었다. 금메달을 차지한 최민정에게 가장 먼저 달려가 안아주며 축하해줬다. 정작 자신은 4위를 했지만 금메달을 차지한 최민정보다도 더 기뻐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감동시키에 충분했다.
김아랑 본인도 “사람들이 (최)민정이와 내 표정이 바뀐 거 아니냐고 하더라”라며 웃을 정도 정도였다.
김아랑은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에서 맏언니이자 분위기메이커다. 어떨 때는 엄마처럼 후배들을 다독여주기도 한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올림픽 개막을 코앞에 두고 코치진 폭행 사건 등으로 분위기가 말이 아니었다. 특히 피해 당사자인 심석희(한국체대)의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때 심석희의 생일에 맞춰 축하자리를 마련해 분위기를 바꾼 주인공이 김아랑이었다.
인터뷰에서도 동생들을 위하는 마음이 그대로 묻어난다.
김아랑은 1500m 경기를 마친 뒤“(심석희의 초반 탈락에 대해) 마음이 무거웠던 게 사실이다, 집중해서 둘이 결승에 올랐다. 결과는 (최)민정이가 우승했으니 민정이가 우리 몫까지 했다“며 ”(심)석희에게 힘들겠지만 남은 경기를 잘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진심은 후배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날 1500m 예선에서 넘어지면서 탈락이 아픔을 겪었던 심석희는 자신의 SNS애 김아랑의 인터뷰 기사 내용을 발취해 올렸다.
김아랑은 이번이 두 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4년 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여자계주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김아랑의 선수 인생에도 위기는 있었다, 지난해 1월 목동아이스링크엣 열린 전국동계체전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스케이트 날에 왼쪽 뺨을 심하게 베었다.
눈을 다치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었지만 수술을 받을 정도로 출혈과 상처가 심했다. 지금도 상처 부위에 흉터가 있다. 그래서 대형반창고를 얼굴에 붙이고 다닌다.
선수로서 치명적인 트라우마를 완전히 씻어낸 것은 아니다. 김아랑은 ”아웃코스로 상대 선수를 제칠 때면 무서운 마음이 생긴다“며 ”트라우마를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환한 미소 뒤에는 아픈 상처가 자리하고 있다.
김아랑에게도 아직 기회가 있다. 1000m 경기와 3000m 여자 계주에 출전한다. 특히 3000m 여자 계주는 대표팀이 반드시 금메달을 따고 싶어하는 종목이다.
”다음 경기가 제일 중요한 계주다. 계주 결승에서 다같이 웃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 몫이다“는 김아랑의 엄마같은 마음씨는 쇼트트랙 대표팀을 하나로 묶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