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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자 말해요’ 인기 돌풍은 발라드 차트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어느새 전 장르를 아우르는 종합 차트 4위까지 올라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 중이다.
박재정의 노래가 이토록 크게 주목받은 건 이번이 처음.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5’ 우승을 계기로 가요계에 발을 들인 이후 묵묵히 ‘발라더의 길’을 걸어온 박재정은 활동 10년 만에 감격의 히트곡을 품에 안았다.
‘요즘 대세’ 발라더 박재정과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마주 앉았다. 박재정은 “대중이 저에게 많은 사랑을 주기까지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며 앨범 발매 이후 못 다 꺼낸 이야기를 들려줬다.
-데뷔 10주년을 맞은 해에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했다. 소감이 어떤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히트곡이 생겨서 기쁘고 감사하다. ‘친해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지 않았냐’ ‘바빠 보인다’고 하는 지인들이 많은데 들뜨고 싶지 않아서 컨트롤을 잘하려고 하는 중이다. 새벽 기도도 열심히 다닌다.
-왜 들뜨지 않으려 하나.
△컨디션 관리 차원이다. 이번 활동곡이 굉장히 고음 노래다. 발매 이후 노래를 많이 부르고 다녔더니 목에 데뷔 이후 가장 큰 타격이 왔다. 군입대 전 가장 큰 목표로 두고 있는 게 9월에 여는 콘서트인데, 콘서트 전까지 저를 잘 챙기며 컨디션 관리에 힘쓰고 있다. 요즘엔 ‘세계 5대 블루존’으로 통하는 장수촌의 생활패턴도 따라하는 중이다. (웃음).
△일단 목소리 자체가 10년 전과 많이 다르다. 보컬적 능력이 이제야 무르익지 않았나 싶다. 또 발라드 장르는 경험이 축적되었을 때 감정을 제대로 실을 수 있지 않나. 대중이 많은 사랑을 주기까지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히트곡 없이 보낸 가수 생활 10년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성인이 되기 전 가정환경이 좋진 않았기에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슈퍼스타K 5’ 우승을 계기로 가수가 되었지만 발라드 가수로만 활동하면서 돈을 번다는 게 쉽지 않더라. 예능이나 연기 쪽의 능력을 더 키웠어야 하는데 발라드 가수 쪽으로만 10년을 파면서 고집을 부렸다보니 솔직히 돈이 없어서 너무너무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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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게도 많은 분이 도움을 주셔서 계속해서 음악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 저를 위해 돈을 써주시고 투자를 해주셨던 이전 회사 CJ ENM과 미스틱스토리 관계자 분들에게 인터뷰를 통해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데뷔 초기엔 예능 프로그램에 종종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런 경험이 다 음악에 녹아서 폭발력이 생겼나 보다.
△맞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지금은 연애를 안 하고 있지만, 긴 연애를 한 뒤로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감정에 대한 표현이 더 잘 되기도 했다. 이전까진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잘 담지 못했다면, 이별을 겪은 뒤 가사 표현력이 확 도드라지기 시작했다고 할까. 그런 부분이 이번 신곡에도 담기지 않았나 싶다.
-기존 히트 발라드곡들을 들어보며 연구도 열심히 했을 것 같은데.
△많은 노래를 들으며 공부했다. 윤하 선배님 곡들을 들으며 ‘어떤 멜로디가 대중의 마음을 건드렸을까’ 하는 생각도 진지하게 해봤다. 개인적으로 스스로를 아티스트라고 생각하지 않는 편이고, 배움의 자세로 많은 노래를 분석해보려고 한다. 예술적 감각을 넣으려고 애쓰는 쪽은 작사 분야다.
-지난해 펼친 ‘놀면 뭐하니?’ 프로젝트 그룹 MSG워너비 활동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나.
△MSG워너비 활동을 통해 제가 노래하는 사람이라는 걸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그전까지 ‘박재정? 망한 가수 아니야?’ 하는 인식도 있었고, 제가 아예 가수인 줄 모르는 분들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에 따른 우울감도 솔직히 있었는데 MSG워너비 덕분에 인식이 바뀐 것 같다. 판을 만들어준 유재석 선배님께 감사해서 지난 어버이날엔 감사 글귀를 적은 앨범을 들고 ‘런닝맨’ 촬영장에 찾아가기도 했다. (미소). 노래할 수 있어 기쁘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인터뷰②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