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코로나19 전후 불법스포츠도박 관련 연구 발표

코로나19로 국내 사행산업은 고사 위기… 불법스포츠도박 시장은 지속 팽창
합법사행산업에 대한 제도 개선 시급… 범정부 차원의 불법스포츠도박 대응 필요
  • 등록 2021-05-31 오후 2:48:16

    수정 2021-05-31 오후 2:48:16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코로나19로 스포츠 산업 전반이 고사 위기에 직면했으나, 불법스포츠도박의 확산세는 꺾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하 형정원)은 체육진흥투표권 스포츠토토의 수탁사업자인 스포츠토토코리아의 의뢰로 ‘코로나19 전후 불법스포츠도박의 추이와 대책’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형정원 연구에 따르면, 2020년 불법스포츠도박 시장 규모는 약 20.2조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9년 사행산업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의 ‘제4차 불법도박 실태조사’에서 집계된 약 20.5조와 차이가 크지 않은데, 통계의 오차 범위를 고려하면 거의 동일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2020년 코로나19로 전 세계 스포츠가 약 50여일간 중단되어 전 세계 스포츠 베팅 시장이 정체되었던 상황까지 감안한다면, 불법스포츠도박 시장은 오히려 확산세가 지속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형정원에서는 만일 2020년 스포츠 경기 중단사태가 없었으면 약 10~13% 증가된 22.2조 ~ 22.8조까지 커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 추정방식- 사감위 4차 불법도박 실태조사 규모 추정의 모델을 사용 * 출처: 2021년 3월, 한국형사정책 연구원, ‘코로나19 전후 불법스포츠도박의 추이와 대책에 관한 연구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불법스포츠도박으로 인한 세금 및 기금 등의 포탈 규모를 추정해 눈길을 끈다.

형정원에서는 최근 5년간 불법스포츠도박으로 인한 세금, 기금 포탈액을 합법스포츠토토의 연도별 매출액에서 세금 및 기금을 부담한 비율(약 31%)을 기준으로 산정했는데, 산정결과 규모가 5년간 약 3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법스포츠도박만 기준으로 추정한 것으로 불법도박시장 전체를 대입할 경우 그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2021년 3월,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코로나19 전후 불법스포츠도박의 추이와 대책에 관한 연구
한편, 스포츠 베팅 이용자 대상 스포츠토토 관련 제도 인식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총 1696명이 참여했다.

스포츠 베팅 이용자들은 스포츠토토의 모바일 베팅, 구매가능 시간 및 경기 증가, 싱글베팅 허용, 배당률 증가 등의 제도가 개선된다면 불법스포츠도박 이용이 감소할 것으로 인식한 반면, 불법스포츠도박 처벌 강화, 예방 교육 및 캠페인 등은 효과가 낮을 것으로 인식했다. 이는 불법스포츠도박 이용 방지를 위해서는 합법 스포츠토토 상품의 게임성 강화와 관련된 제도 개선이 더 효과가 있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국내 스포츠 베팅 산업 관련 제도 개선의 기본 방향을 △해외스포츠 베팅업체의 경쟁력 강화수단 벤치마킹 △국내 스포츠 베팅 산업의 경쟁력 강화 △규제 축소 및 매출총량 적용 유예 등을 제안하면서, 이 중 국내 스포츠 베팅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①국내 경기 대상 베팅 확대 및 싱글 베팅 도입 ②환급률 체계 개선 ③모바일 베팅 ④사행산업 매출총량제 개선 등을 제시했다.

또한 불법사이트 운영자가 복제사이트를 개설하는데 1~2일정도의 짧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반해 불법사이트 신고/차단 처리는 1개월이상 소요되어 실효성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 방통위의 차단 프로세스를 보완해 ‘불법 사행성 정보 신속차단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끝으로, 비정기적이며 단발적으로 이루어지는 불법도박에 대한 단속기간을 정례화하고 단속 및 수사와 관련해 사행산업 시행기관, 운영 주체,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 방통위 등 정보통신감독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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