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서로 존중하고 꿈을 위해 뛰었다. 팬들도 우리처럼 그렇게 해주길…”
2024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 결승에서 허미미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건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가 악성 댓글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 크리스타 데구치(오른쪽)와 허미미가 2024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 결승에서 경기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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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일(이하 한국시간) SNS를 통해 “댓글을 읽었더니 슬픈 감정과 제가 싸웠던 선수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라며 “아끼는 선수를 보호하려는 마음은 이해한다. 그러나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나 그 어떤 사람들도 의미 없는 싸움에 기분 좋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악플 자제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부정적인 의견을 갖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말로 총을 겨누고 쏠 필요는 없다”라며 “경기는 제가 원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았지만, 모든 선수가 최선을 다했다. 경기장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 존중하며 꿈을 위해 싸운다. 팬들도 우리처럼 그렇게 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데구치는 지난달 30일 열린 유도 여자 57kg급 결승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허미미에 반칙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땄다. 그러나 경기 막판 나온 심판의 판정이 애매했다.
당시 데구치와 허미미는 정규 시간에 승부를 내지 못해 연장에 들어갔다. 연장 경기 도중 둘은 나란히 지도 2개씩 받아 한 명이 추가로 지도를 받으면 반칙패하는 상황이었다. 허미미는 체력이 빠진 데구치를 상대로 계속해서 공격을 시도했다. 경기 분위기로 볼 때 허미미가 유리해 보였다. 그러나 허미미가 메치기를 시도하는 과정이 위장 공격 판정을 받아 지도 3개가 누적돼 반칙패로 승부가 갈렸다. 허미미는 판정을 받아들였으나 석연찮은 판정이 나온 뒤 데구치를 향해 팬들의 악플이 이어졌다. 일부 팬은 데구치의 SNS에 욕설 등의 댓글로 남기기도 했다.
데구치는 시상식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마지막 지도 판정에 관해) 할 말은 없다”면서도 “더 나은 유도를 위해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크리스타 데구치가 악플을 자제해 달라고 SNS에 올른 호소글. (사진=크리스타 데구치 SNS 화면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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