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학번' 이효리, 모교 국민대 축사 "잡다한 소리에 흔들리지 마세요"

  • 등록 2024-02-14 오후 3:14:28

    수정 2024-02-14 오후 3:14:28

가수 이효리(공연예술학부 연극영화전공 98학번)가 14일 오전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 콘서트홀에서 열린 ‘2023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가수 이효리(공연예술학부 연극영화전공 98학번)가 14일 오전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 콘서트홀에서 열린 ‘2023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진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세요.”

가수 이효리는 14일 모교인 국민대에서 진행된 2023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맡아 후배들에게 이 같은 조언을 건넸다.

이효리는 국민대 공연예술학부 연극영화전공 98학번이다. 이날 이효리는 “지금으로부터 26년 전 ‘유명한 사람이 되어야지’라는 꿈을 안고 입학했다”며 “그때만 해도 특출나게 연기를 잘하지도, 노래를 잘하지도, 예쁘지도 않았던 학생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지금도 그 점은 변함없지만 아직까지 잘 활동하고 있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이효리는 “사실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연설이라는 것을 처음 해본다. 연설이 무엇일까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보고 왔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이어 “연설이란 여러 사람 앞에서 자신의 주장이나 의견을 진술하는 것이더라. 그런데 사실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은 것이 누가 자신의 주장이나 의견을 저에게 길게 말하는 것”이라고 특유의 솔직한 면모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효리는 “사랑하는 부모님과 친한 친구의 말도, 심지어 공자, 맹자, 부처님 같은 훌륭한 성인들이 남긴 말도 안 듣는 우리가, 뭐 조금 유명하다고 와서 떠드는 것을 들을 이유가 있느냐”며 “여러분 그냥 마음이 가는대로 사십시오”라고 밝혔다.

아울러 “여러분을 누구보다 아끼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여러분 자신”이라면서 “나보다 뭔가 나아 보이는 누군가가 멋진 말로 나를 이끌어주길, 그래서 나에게 깨달음을 주길, 그래서 내 삶이 조금은 더 수월해지길 바라는 마음 자체를 버리시라”고 조언했다.

이효리는 “부정적인 소리는 진짜 자신의 소리가 아니다”라면서 “그 소리 너머의 진짜 내가 최선을 다해 ‘넌 잘하고 있어’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라고 목청이 터져라 이야기하고 있다는 걸 이제 조금씩 느낀다”고 했다.

덧붙여 “지금은 너무 작아 못 들을 수 있지만 믿음을 갖고 계속 듣는다면 (내면의 목소리가) 점점 커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나를 인정해주고 사랑해주는 내 안의 그 친구와 손잡고 그대로 쭉 나아가시라”고 했다.

이효리는 “이래라저래라 위하는 척하면서 이용하려는 잡다한 소리에 흔들리지 말고, 웬만하면 아무도 믿지 마시라”는 조언도 했다. 더불어 “살면서 몸소 체득한 것만이 여러분의 것이 될 것”이라면서 “많이 부딪히고 다치고 체득하면서 진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보시길 바란다. 따듯한 마음으로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효리는 “그만 떠들고 연설문과 일맥상통하는 곡으로 신나게 노래나 한 곡하고 하겠다”면서 자신의 히트곡인 ‘치티치티 뱅뱅’을 열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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