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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방송된 ‘바벨’ 1회는 압도적인 스케일과 뒤를 궁금하게 하는 미스터리, 각자의 배역에 완벽히 녹아든 배우들의 호연으로 ‘명품 드라마’의 탄생을 알렸다. 첫 장면부터 자신의 집에서 피투성이 시체로 등장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 태민호(김지훈)는 이미 죽었음에도 극의 거의 모든 미스터리를 쥐고 있는 캐릭터로 등장해 시선을 강탈했다.
여심을 홀리는 달콤한 미소부터 감정을 도통 읽을 수 없는 무표정, 눈빛만 쳐다봐도 섬뜩한 악인다운 웃음까지, 태민호가 선보인 다양한 표정만으로도 ‘바벨’의 1회에 던져진 미스터리를 정리할 수 있었다.
◇여사원들의 아이돌, 스윗 미소의 사장 태민호
1회 첫 장면에서 나이프에 찔린 피투성이 시체로 등장한 태민호지만, 일주일 전만 해도 그는 멀쩡히 살아 있었다. ‘거산 모터스’ 사장으로 발령이 난 거산그룹 차남 태민호가 엘리베이터를 타자 여사원들은 “저 인물, 실화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완벽한 스펙에 인성까지 훌륭하기로 소문난 태민호의 회사 내 인기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태민호는 이를 듣고는 “그런 칭찬, 큰 소리로 해도 됩니다”라고 말해 위트까지 선보이며 여사원들을 한 번 더 열광하게 만들었다.
◇내 얼굴 자체가 반전! 악마적인 웃음 ‘섬뜩’
그러나 스윗한 미소는 태민호의 가면일 뿐, 그 뒤에는 악마적인 본성이 숨어 있었다. 차우혁 및 가족들과의 저녁식사 후 한정원을 태우고 가던 태민호는 승진을 축하한다는 정원을 보고 비릿한 미소를 지은 데 이어, 음악이 너무 크다는 정원의 말을 싸늘하게 무시하며 무서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봐 섬뜩함을 안겼다.
◇대체 무슨 생각을? 알 수 없는 무표정 퍼레이드
웃을 상황이 아닐 때 웃거나, 상대를 비웃는 듯한 태민호의 ‘악마적 미소’보다 더욱 알 수 없는 것은 사실 그의 무표정이었다. 속을 알 수 없는 태민호의 무표정은 첫 방송부터 여러 장면에서 등장했다. 가족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아버지에게 굴욕을 당한 형 태수호(송재희)를 감싸고 위로하던 어머니 신현숙은 태민호에게 “이제 만족하니?”라고 차갑게 묻지만, 그는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으며 조용히 가족 간 대립 구도를 보여줬다.
태민호의 섬뜩한 무표정 중에서도 백미는 1회의 마지막 장면에 등장했다. 병원 계단 창가에서 아내 한정원과 차우혁의 키스를 목격한 태민호는 잠시 놀란 듯 눈이 커지지만, 흥분하지도 분노하지도 않은 채 냉정한 눈과 올라간 입꼬리로 묘한 표정을 지으며 엔딩을 장식했다.
친근하고 선한 이미지를 벗고 ‘역대급 악역’으로 변신한 김지훈은 예고한 대로, 똑 같은 웃음이라도 다르게 보이는 태민호의 이중적인 면모를 풍부한 표정으로 표현하며 명품 배우다운 매력을 톡톡히 뽐냈다. 복잡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태민호 캐릭터는 과연 그의 끔찍한 죽음이 과연 누구의 소행인지, 태민호-한정원-차우혁 세 사람 사이에 얽힌 과거와 거산그룹 내의 권력 다툼 구도는 어떻게 되는지, 방송 내내 드라마의 핵심 미스터리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