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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에서 직접 연사로 등장했다. 평창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한 ‘올림픽 휴전결의안’ 채택에 앞서 올림픽 정신과 평화의 정신을 강조했다.
원래 올림픽 휴전결의안 채택 시 정부대표 1인만 발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우리측 요청을 유엔총회가 받아들여 이례적으로 김연아가 연단에 올랐다.
김연아는 약 4분간 영어로 진행한 연설에서 2010 밴쿠버올림픽 피겨 금메달리스트로서 개인적 경험을 담아 자신이 생각한 메시지를 차분하게 전달했다.
김연아는 “두 차례 올림픽 참가자, 유니세프 국제친선대사로서 인종·지역·언어·종교의 벽을 뛰어넘는 스포츠의 힘을 체험했다”며 “(2000년 호주 시드니올림픽 때인) 10살 때 남북 선수단이 경기장에 동시 입장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처음으로 스포츠의 힘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마감한 김연아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과정부터 적극적으로 앞장섰다. 올림픽 개최지 발표를 앞두고 펼쳐진 올림픽 프레젠테이션에도 참가해 큰 감동을 선물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그리스 성화 인수단에 참가해 지난 1일 국내에 들어온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를 성화 봉송 주자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맡았다.
이날 유엔 총회에선 ‘올림픽의 이상과 스포츠를 통한 평화롭고 더 나은 세계 건설’이란 명칭의 평창 동계올림픽 휴전 결의안을 표결 없는 컨센서스(전원동의)로 채택했다. 결의안이 통과되는 순간 회원국 대표들은 일제히 박수 갈채로 환영했다.
아울러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와 임원진을 포함한 모든 관련 인사들의 안전한 통행과 접근 및 참가를 보장할 것”이라는 요구와 “평창 동계올림픽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 개발, 관용과 이해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시했다.
올림픽 휴전결의는 올림픽 기간 일체의 적대 행위를 중단한 고대 그리스 전통을 이어받아 올림픽 주최국 주도하에 1993년 이후 하계·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시기에 2년마다 유엔 총회에서 채택해왔다.
이번 휴전결의는 주 제안국인 우리 정부 주도로 초안이 작성됐고 유엔 회원국 간 문안 협상 과정을 거쳐 마련됐다. 미국,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150여 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