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장, 문이 닫혔다
대만과 일본. 한때 콘텐츠 강국으로 통했다. 대만은 ‘로맨틱 코미디의 왕국’이라 불렸다. 중국 자본과 인력이 대만 드라마 시장에 투입된 때가 있었다. 일본은 우리나라에서도 최대 한류시장이었다. 문화, 역사적인 문제와 더불어 경기침체, 정치사회 문제 등 다른 듯 비슷한 유형의 사회 현상이 심화되며 일본도 ‘문화 강국’의 입지에서 멀어지고 있다.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2위에 올라있지만 제자리 걸음으로 유지하고 있는 수준. 중국이 치고 올라오고 있고 2,3년 후엔 자리를 내줘야 할 판이다. 해외 문화 시장의 창구가 좁아지던 터에 한국 콘텐츠가 중국 시장에서 힘을 발휘했다. ‘타이밍’의 기회가 열린 셈이다.
|
한국 가수를 넘어 한국 드라마, 예능, 영화가 중국 대중의 눈높이를 충족시켜줬다. “그럼 우리도 비슷한 걸 만들면 된다”는 접근으로 중국에선 ‘K-콘텐츠’의 유사품이 양산되기 시작했다. MBC ‘무한도전’은 그 피해 정도가 국내 시청자에게도 잘 알려져 있을 만큼 유명한 사례. 소위 ‘짝퉁천국’이 됐지만 현지 시청자의 입맛을 충족시켜주기엔 역부족이었다. 중국 엔터 제작자들이 한국 방송 스태프를 상대로 “돈 줄게 똑 같이 만들어달라”고 접근하는 방식은 콘텐츠 생명을 오래 유지시켜주지 못했다. 급기야 “우리는 왜 한국처럼 못 만드냐”는 중국 네티즌의 볼멘소리도 나왔다. 내수가 흔들릴 상황을 우려한 중국 당국은 한국 콘텐츠의 현지 시장 유입에 벽을 치기도 했다. 심의를 강화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자유로운 접근을 막았다.
|
한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하드웨어는 금방 따라해도 소프트웨어를 따라가기엔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가 요구된다”며 “중국이 한국 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는 방식은 그 시간을 줄이고, 시행착오를 없애기 위한 전략적인 움직임”이라고 봤다. 그는 “막무가내로 ‘맨파워’를 뺏기거나 노하우를 헐값에 넘기는 결과를 내지 않도록 현명한 공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