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열리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코로나19 이후 약 3년 만에 완전한 오프라인 행사로 정상화되면서, 더욱 커진 스케일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특히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중국어권 톱스타인 양조위를 비롯한 각국의 영화 거장들이 공식 초청 게스트로 참석하며, 새롭게 신설된 한국영화 스페셜프리미어 섹션 등 다양한 기획 프로그램들이 예정돼 있다.
7일 오후 온라인으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서는 이동관 이사장을 비롯해 허문영 집행위원장, 오석근 마켓운영위원장,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가 참석해 올해 열릴 영화제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은 당초 전날 서울 및 부산에서 오프라인으로 개최되는 것이 예정돼 있었으나 태풍 힌남노의 여파로 하루 늦춘 이날 온라인으로 열렸다.
이동관 이사장은 먼저 2030년 부산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부산시와 상호 협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월드 엑스포를 계기로 더욱 세계적인 영화제로 재도약하기 위한 여러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이정재를 비롯한 영화인들, BTS를 비롯한 연예계 등 각계각층 많은 분들이 엑스포 유치를 위한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고 계신다”며 “저희들도 이에 대비한 10개년 계획을 이미 세웠다. 세계적인 영화제로 재도약하기 위한 야심찬 플랜을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아울러 “여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완전한 오프라인으로 다양한 좋은 축제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고도 덧붙였다.
3년 만의 완전 정상화에 따라 그간 중단 됐던 아시아 영화 지원 프로그램들을 전부 복원할 예정이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서의 역할을 3년 만에 다시 수행할 수 있게 된 점을 다행스레 생각한다”며 “특히 올해 아시아영화인상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양조위가 출연한 주요 영화들을 소개하는 특별 기획 프로그램인 ‘양조위의 화양연화’도 실행한다. 남동철 부산국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는 “양조위 배우가 선택한 6편의 영화들을 올해 부산에서 선보일 예정”이라며 “‘해피투게더’, ‘화양연화’, ‘2046(리마스터링)’, ‘동성서취’, ‘암화’ 등 총 6개 영화인데 이 중 두 편은 관객들과 직접 함께 관람할 예정이다. 갈라 프레젠테이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규모”라고 귀띔했다.
개막작은 이란 하디 모하게흐 감독의 ‘바람의 향기’. 폐막작은 히라노 게이치로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일본 이시카와 케이 감독의 ‘한 남자’가 선정됐다.
대만 등 다른 국가 마켓들과의 콘텐츠 교류도 강화된다. 오석근 마켓운영위원장은 “대만콘텐츠진흥원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협업을 통해 한국의 IP 및 스토리들이 좀 더 많이 대만에 소개되고, 대만의 콘텐츠들도 한국에 소개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며 “국내외 리메이크가 적합한 원천 IP 거래 시장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국을 비롯한 아시아 영화의 공동 제작 및 개별제작을 돕기 위한 아시아 영화 펀드 기금 조성도 활발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에 대한 영화제가 취한 입장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는 “러시아 영화가 한 편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국제영화제들과 러시아를 향한 대응과 관련한 공동전선을 펼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러시아에 대한 일정한 제재를 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 내용이 러시아 영화를 전혀 틀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러시아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규모의 사절을 보낸다거나 국가관을 연다든지, 국가에서 지원한 일종의 국책영화 등의 작품을 선정하지 않겠다는 스탠스”라고 부연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고(故) 강수연 배우의 추모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허 집행위원장은 “고 강수연 배우에 대한 추모의 시간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당연히 가질 것”이라면서도 “다만 회고전을 열지에 대해선 고민이 좀 있었다. 일회적인 회고전을 여는 것에 그치기보단 좀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추모의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으로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에 이미 서울국제영화제와 영화의전당에서 이미 회고전을 열었기 때문에 일회성 행사보다는 장기적인 방안을 고민하는 게 더 낫겠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부산시와 협업 관계를 유지하되 영화제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 역시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관 이사장은 “부산시의 협조가 없었다면 부산국제영화제는 출발부터 불가능했을 것”이라면서도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 구축을 위해 나서서 이야기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산시에 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고 정치적 외압이 없도록 노력해달라고 부탁했다. 박형준 시장님께서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계시다”며 “부산시에 독립하기 위한 자체적 수익 사업 구축을 위해서도 노력 중이며 2030년 이후에는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영화제가 되도록 목표를 세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