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한교원 "아시안컵 준우승 비결은 중국의 도발 덕분"

  • 등록 2015-02-04 오전 8:41:12

    수정 2015-02-04 오전 8:41:12

아시안컵을 마치고 소속팀 전북 현대로 복귀한 한교원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에 기여한 한교원(25·전북)이 국가대표로서 큰 대회를 치른 소감을 밝혔다.

한교원에게 아시안컵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오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 나섰고 호주와의 3차전, 이라크와의 4강전에도 출전해 제 몫을 다했다. 호주와의 결승전에서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한교원은 “그런 경기는 평생 잊지 못한다”고 털어놓았다.

한국은 호주와 연장접전을 펼쳤다. 전반 45분 마시모 루옹고(스윈던타운)에게 골을 내줬다. 후반 추가시간까지 0-1로 끌려갔다. 추가시간 기적이 일어났다. 손흥민이 극적인 동점골을 쐈다.

한교원은 “그 골을 보면서 ‘이런 경기도 있을 수 있구나’고 생각했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우리가 동점골을 넣었을 때 분위기는 우리 쪽으로 온다고 생각했었다. 55년만에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라 기대했는데 너무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슈틸리케호는 아시안컵 초반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비판도 많았다. 조별리그에서 오만, 쿠웨이트, 호주에 각각 1-0으로 승리했다. 이청용 구자철의 부상, 주전 선수들의 감기 등에 발목이 잡혔다. 그럼에도 결승까지 올라갔다. 결승으로 가는 길, 그리고 결승전 선전으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한교원은 “투지 덕분에 거기까지 올라갔다”고 했다. “결승까지 가는 길은 험난했다. 대회 초반 경기력 부진으로 다들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런데 중국이 한국 선수들의 투지에 기름을 부었다”고 했다.

중국의 알랭 페렝 감독은 우즈베키스탄과의 B조 2차전이 끝나고 “8강에서 호주보다는 한국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당시 2승을 거둔 중국은 3차전 결과와 관계없이 B조 1위를 확정했다. 8강 상대는 호주 아니면 한국이었다.

한교원은 “선수들 모두 자존심이 상했다. 중국한테까지 그런 소리를 듣는 것에 화가 났다. 아시아 축구 강국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래서 뭉쳤고 준우승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새로운 롤모델도 만났다. 차두리(35·서울)였다. 차두리는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무대에서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했다. 결승전에서 모든 힘까지 다 짜냈다. 패배했지만 활짝 웃었다. 팬들은 ‘차두리 고마워’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한교원에게도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도 후배들을 위한 희생에 감탄했다.

한교원은 “(차)두리형이 후배들을 위해 희생한 부분이 너무나 멋있었다. 고참이 돼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는 것 자체가 힘든 것이다. 정말 대단했다”라며 “두리형을 위해 우승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지 못해 너무 아쉽다”고 덧붙였다.

한교원은 호주에서 바로 두바이로 날아왔다. 전북에 바로 합류했다. 호주에서의 즐거웠던 기억은 지웠다. 한교원 앞에는 A대표팀보다 더한 주전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에닝요와 에두가 합류했다. 유창현도 포지션 경쟁자다. 레오나르도 역시 건재하다. 다들 만만치않은 상대들이다.

한교원은 “아시안컵 결승전이 끝나자마자 전북 주전경쟁 생각이 들더라. 두바이로 향하는 내내 안절부절했다. 작년보다 더욱 경쟁이 치열하다. 허투루 했다가는 바로 벤치행이다”고 걱정했다. 믿을 것은 자기 자신밖에 없다. 자신의 장점을 선보여야 한다.

한교원은 “내가 가진 것들을 다 보이겠다. 발전하는 모습도 보이겠다. 그러면 주전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 했다.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 “이번 시즌에는 10개 이상의 골과 도움을 기록하고 싶다. 전북이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동반 우승을 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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