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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14일(이하 한국시간) 터너필드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5.2이닝 6피안타 3사사구 7탈삼진 3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나쁜 결과’리고 말하긴 어려웠다. 갑작스런 다리 통증이 아니었다면 6회말까지는 충분히 마무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투구수가 100개를 넘지 않았고 무사 2루에 9번 타자를 상대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6이닝 3실점이면 퀄리티 스타트 기록은 세울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통증이 발목을 잡으며 지난 7월 14일 샌디에이고전 이후 이어 온 5경기 연속 QS기록도 멈춰야 했다.
이처럼 류현진이 내준 3점은 양적으로는 그다지 많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질적으로는 분명 아쉬움이 남았다. 류현진 답지 않은 실점이 잇달아 나왔기 때문이다.
첫 실점은 류현진이 가장 싫어하는 대목에서 나왔다.
그러나 2회말, 류현진의 실점이 바로 나왔다. ‘득점 뒤 실점’, 류현진이 승리를 따낸 뒤에도 가장 반성을 많이 하는 대목이다.
선두 타자 에반 게티스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커브로 잘 잡은 뒤 빠르게 직구로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간 것이 2루타로 이어졌다. 애틀랜타는 다음 타자 크리스 존슨에게 2회임에도 희생 번트를 지시했고, 결국 안드렐톤 시몬스의 2루 땅볼 때 게티스가 홈을 밟으며 추격점을 바로 뽑았다.
애틀랜타는 아웃 카운트를 하나 희생하면서 까지 뽑으려 했던 1점을 기어코 만들었고, 류현진에게는 찝찝한 기분을 갖게 하는 두 배 효과를 얻었다.
4회 2사 1루서는 크리스 존슨과 안드렐톤 시몬스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동점을 허용했다. 5회는 2사 1루서 좀처럼 내주지 않던 몸에 맞는 볼로 1,2루를 만들어 준 뒤 저스틴 업튼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역전까지 내줬다.
류현진은 마운드 위에서 독불장군처럼 던지고 싶은대로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늘 야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같이 이기는 길을 찾는 에이스의 피가 흐르는 투수다. 그가 낯설고 물 선 메이저리그서도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다.
장난끼 많은 행동과 넉살 좋은 성격만으로 빠르게 다저스 선수들과 동화된 것이 아니다. 마운드에서 함께 이기기 위해 흘린 땀을 인정 받았기에 순조롭게 팀에 녹아들 수 있었다.
때문에 류현진의 애틀랜타전 패전은 1패와 부상에 대한 우려, 그 이상의 아쉬움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