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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 SK가 시즌 초반에 부진할 수 있다는 건 큰 의미가 있는 얘기 아닌가. 안 : 그렇다. SK는 늘 초반에 완전히 치고나간 뒤 페이스를 조절하는 방식을 택하며 늘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올해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박경완 정상호가 아픈 것도 문제지만 다른 팀들도 이제 SK 스타일을 따라가려 하고 있지 않나. 팀들을 돌아보니 대부분 시즌 초반부터 승부를 걸겠다고 하더라. 전력은 완전치 않고 경쟁자들은 강하게 나오고, 또 이렇다 할 전력 보강 요인은 없고... 김성근 감독님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안 : 눈에 띄는 선수들은 있었나. 정 : 좌완 투수 김태훈이 인상적이었다. 스피드 보다 공 끝이 무겁게 느껴지는 투수였다. 팀 내 평가도 매우 좋았다. 경험 부족이라는 단점을 실전에서 얼마나 커버하느냐가 숙제라고 생각한다. 연습 경기때도 주자가 모이면 다소 흔들리는 장면을 노출하기도 했다. 외야수 조동화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시즌 후엔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동료들이 자신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안고 당당하게 결혼하는 모습을 계속 지켜봐 온 그다. 좀 더 분명한 목표의식을 갖고 야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본다.
안 : 고참 중에도 실질적으로는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이 있는데. 정 : 박진만은 캠프 말미에 들어서며 김성근 감독의 눈에 들기 시작했다. 수비는 이미 움직임이 좋아졌고 타격은 최근 들어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안치용은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 마무리캠프부터 정말 쉼없이 달려왔는데 그 성과가 나오고 있는 중인 듯 하다.
안 : 새 외국인 투수(매그레인)는 어떤가. 정 : 치기 쉬운 유형의 투수는 아니라는 평가였다. 땅볼 유도를 할 수 있는 공을 보유하고 있다. SK 내야가 탄탄하니 효과적일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다들 "박경완과 짝을 이루면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는데... 그와 호흡을 맞춰 볼 시간이 없었다. SK가 매그레인 영입 시 같이 고려했던 선수 중에 지난해 넥센에서 뛴 번사이드가 있었다. '그 정도 수준이면 만족'이라는 얘기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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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 부상 탓에 전력에서 빠졌던 투수들은 어떤가. 정 : 오승환 권오준이 페이스가 좋다. 선동렬 전 감독은 "이제 둘이 하체로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며 만족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사람 몸이 예민해서 부상 전력이 있는 투수가 제 자리를 찾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이제 하체를 쓰며 공 던지는 밸런스가 잡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 전 감독은 "기대가 된다"고 표현했다. 또 워낙 성실한 선수들이기도 하지 않은가.
정 : 하나 걱정스러운 것이 있다. 채태인 박석민은 이제 삼성의 진짜 중심이다. 하지만 잔 부상이 있다는 점이 걸린다. 안 :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개막에 맞춰 준비할 수 있을 정도의 노련함과 경험은 쌓였다고 생각한다.
안 : 톱타자는 결정됐나. 정 : 내가 있을 때만 해도 김상수가 원톱이었다. 하지만 연습경기서 2루 도루를 하다 허리를 좀 다쳤었는데... 의외로 몸이 딱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만큼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매우 매력적인 선수지만 부상, 경험 등 아직 확실한 계산이 나오는 선수는 아닌만큼 변수도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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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 다른 투수들은 어떤가. 정 : 박종훈 감독은 LG 투수들이 전체적으로 제구력이 안정됐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공이 대부분 낮게 제구되고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었다. "이제 진짜 조인성의 능력을 보여줄 때"라는 말도 했다. 투수들이 전체적으로 향상된 만큼 포수의 리드가 중요해졌다는 의미였다.
정 : 그런데 궁금한 것이 한가지 있다. 캠프에서 좋던 투수들도 막상 시즌에 들어가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안 : 마음가짐의 문제 아닐까. 어떤 선수들을 보면 캠프에서 열심히 하지만 그게 끝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냥 거기까지의 성과로 만족하기 때문이다. 정말 중요한 건 그 다음이다. 캠프에서 잘 준비한 것을 잊지 않으려면 돌아온 후 시즌까지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
안 : 아, 수비력도 궁금하다. 특히 내야가 어느정도 안정될 수 있을지가 중요해 보이는데. 정 : 아무래도 유격수 오지환이 키가 아닐까. 실질적인 2년차라는 점도 그렇고 연봉이 갑자기 선배들을 훌쩍 추월했다는 점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팀 내에서도 그런 우려를 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다만 LG의 오키나와 홈구장인 이시가와 구장은 4개팀 중 구장 상태가 가장 안 좋다. 불규칙 바운드가 일상이다. 악 조건 속에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건 만화 같은 일 아닐까. 좀 더 좋은 조건에서 수비 훈련을 하지 못한다는 건 내심 마음에 걸리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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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 한화 캠프를 보며 아쉬운 점이 한가지 있었다. 확실한 중심타자의 부재가 그랬다. 안 : 중심 타선이 확실하지 않으면 캠프 분위기도 좋을 수 없다. 우선 타자들이 훈련하며 목표삼을 만한 본보기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고만 고만한 선수들끼리 훈련하면 그 안에서 만족하기 쉽다. 또 심리적으로도 불안해 지기 때문에 훈련 효과가 양에 비해 적어질 위험성이 있다.
안 : 데폴라과 오넬리는 어떤가. 기대가 크던데. 데폴라는 자신감이 확실하게 붙었다는 평가다. 그러면서 제구력이 안정됐다는 것이다. 요미우리와 연습경기를 봤는데 볼 카운트 0-2에서도 과감하게 커브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아가더라. 한화 코칭스태프가 만족스러워 하는 이유였다. 오넬리는 사이드암에 가까운 투수다. 제구가 안정되고 땅볼 유도 능력이 빼어나다는 것이 마무리로서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한화 내야가 얼마나 이를 막아주느냐는 숙제가 아닐까 싶다.
정 : (조금 이르긴 하지만)그렇다면 시즌 전망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 그동안 대화를 종합해 보면 두산이 강력한 시즌을 보내게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반대로 넥센과 한화는 올시즌에도 다소 힘겨울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5팀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 같은데. 안 : 동의한다. 5팀 중 SK,삼성,KIA는 투수력이 일단 안정된 팀이라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롯데가 지난해 만큼의 공격력을 보여주고 LG의 외국인 투수 원,투 펀치가 자리잡아준다면 그야말로 혼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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