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컬링 '팀 킴' "감독단, 팬들이 준 선물·편지도 뜯어봐"

  • 등록 2018-11-15 오후 1:04:32

    수정 2018-11-15 오후 1:04:32

컬링 전 여자 국가대표팀의 김경애(왼쪽부터)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이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최근 불거진 논란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깜짝 은메달을 목에 건 경북체육회 여자컬링팀 팀 킴은 최근 호소문을 통해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등 지도자들에게 부당한 처우를 받아왔다고 폭로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경북체육회 여자컬링 ‘팀 킴’이 감독단을 교체하고 운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공개적으로 호소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컬링 은메달을 획득한 김은정,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 등 팀 킴 선수들은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체육회 컬링팀을 이끌고 있는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김민정·장반석 감독에게서 받은 부당한 대우를 폭로했다. 김경두 전 부회장과 김민정 감독은 부녀 사이고, 김민정 감독과 장반석 감독은 부부 사이다.

선수들은 앞서 대한체육회에 호소문을 보내 김경두 전 부회장의 폭언과 욕설,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금 분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 이후 진행된 팀 분열 시도 등에 고통받았다고 주장했다.

선수들은 “저희가 호소문을 작성한 가장 큰 이유는 팀을 분열시키려고 하는 감독단과는 더는 운동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컬링을 계속할 수 있도록 의성컬링훈련원을 감독단 가족과 분리하고, 우리 팀을 이끌어줄 감독단이 필요하며, 감사를 통해 모든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평창올림픽에서 ‘안경선배’로 불리며 큰 관심을 모았던 ‘스킵’ 김은정은 “교수님 가족과 교수님은 우리나라 컬링이 자신 뜻대로 돌아가도록 만들고 싶어한다”며 “거기에 선수들을 이용하고 선수 성장을 막는다. 이유는 그 단 한 가지다. 모든 게 교수님이 원하는 욕심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인은 교수와 가족이 하고 싶은 대로 이끌어가고 싶어서다. 대한민국 컬링이 발전하고 인기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것은 ‘결국에는 컬링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라고 말하고 싶은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은정은 “예전에는 우리도 그들과 가족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올림픽을 지나오면서 결국은 그 가족만 생각한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며 “그들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조직보다 선수들이 더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평창올림픽 기간에 김민정 감독이 선수들의 인터뷰를 강하게 통제한 정황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김선영은 “올림픽 초반부터 경기 후 믹스트존에 나가기 전에 김 감독은 ‘김경두 교수님과 김민정 감독만 언급하면 된다’고 했다. 조금이라도 다른 이야기를 하면 그런 말은 굳이 안 해도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선수들은 팬들이 준 선물과 편지를 모두 포장이 뜯긴 상태로 받았다고 폭로했다.

김은정은 ”감독단은 우리가 고등학생일 때부터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면 ’왜 대화하느냐‘라고 궁금해했다. 인터뷰를 막는 것은 물론, 외부에서 어떤 내용의 편지가 오는지조차 알고 싶어 했다“며 ”우리는 외부와 차단돼 아무것도 못했다.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것만 듣게 만들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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