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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심 코치는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럽다. 그 반대편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넥센은 40홈런 유격수, 강정호가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는 아직 검증이 끝나지 않았고, 나머지 선수들의 기록은 2014시즌이 대부분 커리어 하이다. 더 올라가지 못한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더 이상 나아지기 어려울 만큼 좋은 성적을 낸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과정에서 갑자기 1군 타격 코치를 맡게되면 그저 반갑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다보면 의욕이 앞서기 쉽다. 불안감이 큰 만큼 하나라도 더 가르치고, 한 번이라도 더 치게 하고픈 마음이 먼저 나서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 그러나 심 코치는 달랐다. 그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더나며 ‘참을 인’자를 크게 가슴에 새겼다. 지금은 앞에 나설 때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심 코치에게 최근 페이스가 좋거나 달라진 점이 있는 선수들이 있는지 물었다. 그러나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금 내가 특정 선수 이야기를 하면 그 선수가 무리할 수 있다. 반대로 지목되지 않은 선수는 마음이 급해질 것”이라는 것이 노 코멘트의 이유였다.
심 코치는 “이미 최고점을 찍은 선수들이다. 내가 의욕을 너무 발휘하면 오히려 헷갈릴 수 있다”며 “선수들이 훈련을 하다보면 벽에 부딪힐 때가 있다. 그 때 부터 조금씩 내 생각을 입혀나갈 계획이다. 전임 코치님과 쌓아온 것이 있는데 내가 내 것을 강조하다보면 이도 저도 아닌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병호가 잘 나가며 언론에서 원인 분석으로 시끄러울 때도 “LG서 잘 배워왔기 때문에 잘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 걸음 물러서 있었다.
물론 타격 코치로서 크고 작은 시행 착오도 겪었다. 그러면서 느낀 것이 ‘코치 의욕이 아니라 선수가 하고자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였다.
한 발 물러 서서 기다리고 있는 심 코치의 시도가 어떤 결말을 맺게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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