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언론에는 공한증(恐韓症)에 이어 공일증(恐日症)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시나(新浪) 스포츠 면에는 "중국팀의 수준이 크게 떨어진다는 사실이 확인돼 이제는 한중일 동아시아 3강이라는 말을 할 수 없게 됐다"고 평했다.
중국팀은 30년간 한국 대표팀을 한차례도 이기지 못한데 이어 일본 대표팀과의 경기에서도 지난 1998년 3월 중일 친선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한 이후에는 한차례도 일본에 승리하지 못했다.
중국팀은 20일 대일전에서도 제대로 공격한번 하지 못한 채 수비에만 급급했고 경기 90분 대부분이 중국진영에서 진행됐다.
CCTV해설자는 비록 결과는 1대0에 불과했지만 경기내용면으로 본다면 완패라고 말했다.
20일 관중은 3만1천여명으로 한중전 때보다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경찰은 경기장 주변에 특별경계를 강화했다. VIP석과 관중석 사이에 경찰력이 배치돼 일본 기자나 일본측 관계자를 향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기장 외곽에는 일본 대표단이 타고갈 버스에 대한 경계도 강화됐다.
충칭에서는 지난 2004년 축구팬들이 일본 대표팀의 버스를 공격하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었다.
그러나 이같은 예상을 뒤엎고 팬들의 분노는 일본선수단이 아닌 중국대표팀으로 향했다.
성난 축구팬 1만여명은 경기가 끝난 뒤 중국대표팀이 탄 버스를 둘러싸고 "국가대표팀을 해체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또 축구협회 부주석의 사퇴를 요구하는 구호도 나왔다. 결국 경찰 천여명이 투입돼 길을 열어준 사이 중국대표팀은 도망치듯 경기장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일부 팬들은 "다시는 국가대표팀 경기를 보러오지 않겠다"며 실망감과 분노를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