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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문턱에서 준우승에 그친 김세연(29·휴온스)은 얼굴이 창백했다. 결승전 내내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다리가 풀려 휘청거릴 정도였다.
김세연은 25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그랜드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 LPBA 에스와이 바자르 하노이 오픈’ 결승전서 김가영에게 세트스코어 1-4로 져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세연은 이 경기 전까지 김가영의 ‘천적’이었다. 지금까지 세 번 맞붙어 모두 3-0으로 이겼다. 이번 시즌 1차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시즌 2승 및 통산 다섯 번째 정상을 정복할 절호의 기회였다.
이유가 있었다. 결승전을 앞두고 음식을 잘못 먹은 탓에 배탈이 심하게 난 것이었다.
김세연은 경기 후 “아침부터 화장실을 들락날락했다. 심지어 경기 전 15분 전까지 계속 변기에 앉아있었다”며 “(몸에 수분이 다 빠져나가)이온음료를 한 통을 마시고 결승전에 나섰지만 너무 힘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김세연은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컨디션 조절도 실력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는 “이번 결승전 만큼은 뭔가를 발휘해보지도 못했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이 전혀 없다”며 “보시는 팬 입장에선 아쉽겠지만 나는 도저히 힘을 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첫 해외 대회 출전이었는데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상황마저도 이겨낼 수 있도록 운동도, 연습도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