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티 "20분 만에 쓴 블핑 '불장난', '알티 장르' 시작점"[인터뷰]①

  • 등록 2023-01-18 오후 6:30:00

    수정 2023-01-19 오후 5:03:06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나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음악을 미친 듯이 듣고 연구했다. 그 과정을 수년간 즐기며 “음악으로 대중의 심장을 찌르는 법”을 터득했고, 그렇게 완성한 결과물들은 전 세계 음악 팬들의 취향을 저격한 글로벌 히트곡이 됐다. 음악 프로듀서 알티(R.Tee, 본명 김중구)가 걸어온 음악 인생에 관한 얘기다.

더블랙레이블 소속으로 활동 중인 알티는 K팝 대표 걸그룹 블랙핑크의 히트곡 메이커로 잘 알려져 있다. ‘불장난’, ‘뚜두뚜두’(DDU-DU DDU-DU),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러브식 걸즈’(Lovesick Girls), ‘핑크 베놈’(Pink Venom) 등 블랙핑크의 대표 히트곡들이 알티가 작곡 및 편곡을 맡은 곡들이다.

“작년에 블랙핑크 콘서트장에서 연이어 울려 퍼지는 제 노래들을 듣는데 지난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더라고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큰 감동을 받았죠.”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한 알티가 자신이 써낸 블랙핑크 히트곡들에 대해 얘기하며 꺼낸 말이다. 그는 “블랙핑크는 제가 만든 음악을 완벽하게 표현해서 전 세계인이 열광하도록 해주고, 각종 지표를 통해 숫자로도 곡의 가치를 증명해주고 있는 고마운 아티스트”라며 “블랙핑크와 계속해서 협업할 기회를 얻고 있다는 점에서 저는 복이 많은 작곡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알티와 블랙핑크의 연결 고리가 되어준 건 더블랙레이블 수장인 그룹 원타임 출신 음악 프로듀서 테디다. 알티는 자신을 더블랙레이블로 이끌어준 테디와 처음 만난 2016년을 음악 인생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꼽았다.

“쿠시 형의 소개로 테디 형과 처음 만난 날 10시간 넘게 음악 얘기를 하면서 가까워졌어요.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라고 느꼈고, ‘이 형이 나의 보스였으면 좋겠다’ 싶었죠. ‘요즘 어떤 음악이 핫하더라’ 같은 얘기보단 음악에 대한 원론적인 얘기나 철학 얘기하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그런 부분이 서로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지금도 저의 보스가 테디 형이라는 걸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느껴요. 가장 좋아하는 분야에서 가장 존경하던 분과 함께한다는 것. 영광스럽고 감사한 일이 잖아요.”

K팝 대표 히트곡 메이커인 테디와 만남 자리를 갖고, 그와 처음 만나자마자 깊은 교감을 할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알티의 재능이 뛰어났고 내공 또한 깊고 단단했기에 가능했다. 1990년생인 알티는 그간 EDM DJ로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개인 앨범을 발표하고 유명 음악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며 존재감을 키웠다. 2015년에는 Mnet DJ 경연 프로그램 ‘헤드라이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유년 시절부터 음악을 미친 듯이 좋아했어요. 록 음악에 빠져 밴드 활동을 한 적도 있고요. 캐나다 출신 DJ 데드마우스 음악에 매료돼 EDM으로 음악적 방향성을 결정한 이후부터는 저만의 뚜렷한 색깔을 입힌 좋은 음악을 만들어내기 위한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았어요. 기존 히트곡들을 리믹스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고, 직접 만든 홍보 자료를 곳곳에 뿌리면서 자기 PR도 열심히 했고요.”

알티는 ‘기운이 세면서도 미니멀한 음악’을 록, EDM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한 끝 구축한 자신만의 음악 특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알티표 음악’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곡은 ‘불장난’으로 꼽았다.

“한창 EDM씬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음악하는 하는 데 집중하다가 ‘그간 연구하며 모은 재료들을 토대로 나만의 것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면서 완성한 곡이 ‘불장난’이에요. DJ들이 자주 쓰는 음악 템포가 누구나 친근하게 느끼는 128BPM인데 ‘불장난’은 97BPM이에요. 파격적인 실험을 하면서 ‘불장난’을 20분 만에 만들고 나서 ‘내 장르를 만들었다’는 생각을 처음 했던 것 같아요.”

‘불장난’이 시발점이라면 ‘하우 유 라이크 댓’은 알티가 자신의 ‘인생곡’으로 꼽는 곡이다.

“파격적인 힘이 있으면서도 음악이 미니멀하죠. 노래가 정말 센데 그 에너지가 호감으로 다가오고요. 쓰고 나서 ‘내가 이런 노래를 만들기 위해 10년 넘게 음악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통쾌함을 느꼈던 곡이에요.”

스스로 생각하는 잇단 히트의 비결은 뭘까. 이에 대한 물음에 알티는 “어떤 포인트가 사람의 심장을 찌르는지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런 감을 잃지 않기 위해 매일 음악을 연구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장르의 소리를 사용해 저만의 유니크한 음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유 히트곡이 많은 만큼 음악 저작권료도 엄청날 터. 이에 대해 묻자 알티는 “엄청 많이 번다. 여러분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정말 많이 벌고 있고, 감사하게 생각하게 있다”고 답하며 미소 지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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