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코비치는 21일 호주 멜버른에서 막을 내린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8000만호주달러·약 698억원) 남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4위인 다닐 메드베데프(25·러시아)를 3-0(7-5 6-2 6-2)으로 완파했다.
팽팽한 접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불과 1시간 53분 만에 조코비치의 완승으로 끝났다. 이 우승으로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3연패, 통산 9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메이저 대회를 통틀어서는 18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메이저대회 우승 횟수는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를 평가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여겨진다. 남자 테니스에서 가장 많은 메이저대회 우승을 이룬 선수는 로저 페더러(40·스위스. 세계랭킹 5위)와 라파엘 나달(35·스페인. 세계랭킹 2위)이다. 둘은 총 20번의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일궈냈다.
페더러가 2018년 호주오픈에서 개인 통산 20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이룰 때만 해도 그의 기록을 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이후 나달이 프랑스오픈 3번과 US오픈 1번 등 4차례나 정상에 오르면서 단숨에 페더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반면 조코비치는 꾸준히 압도적이다. 2018년 이후 열린 12번의 메이저 대회(2019년 윔블던은 코로나19로 취소)에서 조코비치는 6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나달의 안방인 프랑스오픈을 제외하면 조코비치가 우승을 놓친 메이저대회는 2개 뿐이다. 지금 기세라면 최소한 내년이면 페더러와 나달의 메이저대회 우승 기록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나이도 3명 가운데 가장 어리다.
조코비치는 세계랭킹 1위 보유 기간만 놓고 보면 이미 ‘GOAT’로 손색없다.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역대 최장기간 세계 랭킹 1위 기록을 세우게 됐다.
조코비치가 진정한 ‘GOAT’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멀티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것이다, 즉,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두 번 이상 우승하는 것이다.
조코비치와 페더러, 나달은 모두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하지만 4개 대회를 모두 2번 이상 우승하지는 못했다. 페더러와 조코비치는 프랑스오픈에서 1번 씩만 정상에 올랐다. 프랑스오픈에서만 13번 우승한 나달의 벽에 너무 높았다. 반면 나달은 호주오픈 우승이 딱 1번 뿐이다. 올해 2번째 우승을 노렸지만 8강에서 쓴맛을 봤다.
그런 의미에서 조코비치에게 오는 5월에 열릴 프랑스오픈은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만약 이 대회에서 나달을 넘어 우승하면 최초로 4대 메이저대회 멀티 우승이리는 대기록을 수립한다. ‘GOAT’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의심할 여지가 없게 된다.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우승 후 인터뷰에서 “테니스에서 영원히 은퇴할 때까지 내 모든 관심과 에너지는 메이저대회에서 더 많은 트로피를 획득하는데 집중될 것이다”며 “페더러와 나달은 내게 항상 영감을 주는 선수들이다. 그들이 달려가는 한 나도 함께 달려갈 것이다”고 승부욕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