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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개봉을 앞둔 영화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렸다.
‘늑대소년’, ‘탐정 홍길동 : 사라진 마을’ 등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상상력과 새로운 세계를 선보여준 조성희 감독의 우주 SF 작품이라 많은 관심을 모은다. 거기에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 라인업으로 특히 관심이 집중댔다.
조성희 감독은 영화 ‘승리호’의 스토리를 10년 동안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희 감독은 “이 이야기는 아주 오래 전 10년 전쯤 친구와 식사 자리 개인적 대화에서부터 시작됐다. 그 친구가 우주 쓰레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다. 여기서 우주 쓰레기는 우주 산업의 폐기물들이다. 그것이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빠르고 위험해서 지금도 심각한 문제고 사고도 많이 난다고 들었다. 그래서 총알보다 빠른 우주쓰레기를 수거하는 우주 노동자, 이것을 소재 삼아 시작하게 됐다. 그런데 찾아보니 우주쓰레기, 그리고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그런 직업에 관해서 굉장히 많은 작품 애니메이션, 게임 등등에서 많이 다뤄졌더라. 그래서 저는 이 우주 노동자들을 세계 어디를 가도 살아남는 한국인들이 이런 직업을 하면 어떨까란 상상에서 시나리오를 썼다”고 설명했다.
‘승리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되는 첫 우주 SF 활극이다. 배우들은 국내 첫 우주 SF 장르 도전이란 기회, 캐릭터의 매력에 끌려 이번 작품을 택했다고 입을 모았다.
극 중 우주선의 조종사인 태호 역을 맡은 송중기는 “늑대소년이 2009년에 했었는데 그 때에도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때는 그저 우주활극을 할 거란 정도의 이야기만 들어서 재미있겠다 생각만 했었다. 그러다 우주 쓰레기란 소리를 듣고 굉장히 신선하다 생각했고 한국에서 처음 도전하는 우주 SF 장르란 점이 제일 끌렸다. 감독님의 무궁무진한 아이디어, 색깔이 만화적인 것들이 많으신데 그런 색과 우주 SF가 만나면 어떨지 궁금했다”고 회상했다.
기관사 타이거 박 역을 맡은 진선규는 이번 영화로 전신 문신과 레게 머리 등 비주얼 면에서 큰 변화를 줬다. 진선규는 “저도 어찌보면 처음은 비슷한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첫 우주 영화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메리트를 느낀. 너무 신기한 건 연극 공연했을 때 우주 과학자 역으로 우주 쓰레기를 공부한 적이 있는데 그 이야기가 들어 있어서 너무 신기했다. 그 중에서도 우주 청소부란 이야기가 흥미로웠었다. 이 배우들과 같이 조성희 감독님의 색깔이 입혀진 작품이라면 어마어마하게 재미있는 영화가 나올 수 있겠다 싶어서 덥석 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준비를 더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유해진은 작살 로봇 ‘업동이’로 첫 모션 캡쳐 연기에 도전해 눈길을 끌었다.
유해진은 “처음에는 목소리 출연 제의를 받았었는데 나중에 작업 끝난 뒤 녹음할 때 다른 분이 한 액션에 제가 소리를 맞추면 아무래도 제 것 같지 않은 느낌이 있을 것 같아서 그냥 모션까지 다 하겠다고 했다. 그래야 또 거기에서 또 얼굴 보며 하는 시너지도 날 것 같더라. 그 때 당시 마땅히 할 일도 없어서 업동이에게 생명력을 넣고 싶었다(웃음). 생소하기 때문에 선택한 것도 있다. 신선함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기에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캐릭터에 대한 구체적인 매력 소개도 이어졌다.
송중기는 “살면서 처음 해 본 역할. 쉽지 않은 연기였다. 실제 태호는 ‘구멍난 양말’이란 해시태그랑 잘 어울리는 남자. 돈이 없어서 구멍난 양말을 신거든요. 돈이 없기에 돈이 되는일은 뭐든 찾아다니는. 냉철하고 냉정하고 잔머리도 잘 굴리는. 돈만 된다면 뭐든 다 하고 싶은, 심각히 절박하게 돈을 찾는 인물”이라고 소개해 궁금증을 높였다.
조성희 감독은 이를 두고 송중기에게 ‘스스로 캐릭터의 빈 틈을 메우며 창조하는 배우’란 극찬을 날리기도 했다. 송중기는 이에 대해 “대본에서 워낙 감독님이 많이 채워넣으셨다. 늑대소년 때도 그랬고 승리호에서도 너무 잘 만들어놓으셔서 저희 개성을 잘 살리기만 하면 됐던 것 같다”고 겸손을 드러냈다.
김태리가 맡은 장 선장은 승리호의 리더이자 팀 내 브레인이다. 김태리는 “굉장히 비상한 두뇌를 가진 인물로 선내의 ‘브레인’이다. 어수선한 장내에서 무엇을 먼저 바라봐야하는지 그런 시선을 가진 인물이다. 예리한 관찰력으로 판을 짜는 인물로서 사고뭉치 선원들을 이끄느라 골머리를 썩는 그런 아주 멋진 녀성(?)이다(웃음)”란 자부심을 드러내 출연진의 질투와 폭소를 유발했다.
김태리는 “비쥬얼적인 부분은 감독님이 10년을 준비하며 머릿 속에 다 그려놓고 계셨던 모습이다. 선글라스나 스마일 티셔츠 등 구체적 착장까지 다 그려놓으셨던 거라 전 적응만 하면 됐다. 저는 중요하다 생각했던 건 선장님이 그렇게 승리호를 전부 다 개조하고 이끌만치 뛰어난 두뇌를 지닌 인물인데 그런데 클리셰적으로 완벽하게만 표현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는 사람 냄새가 나는 게 중요하다 생각해서 완벽하지 않은 어리숙한 모습들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그리고 또 우리가 뒤죽박죽 섞여 있는 인물들이라도 어떻게 해야 가족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유해진 선배님이 자주 충고하고 말씀해주셔서 그런 부분을 고민하고 유념했다”고 설명했다.
진선규는 “15시간 동안 레게머리를 땋았다”고 고충을 전했다. 그는 “어울리지 않으면 머리를 빡빡 깎겠다고 했다. 그리고 나서 완성된 머리를 보니 생각보다 어울리더라. 문신도 빈 틈 없이 채우자 해서 비주얼적으로는 빈 틈없이 다 메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조성희 감독은 “저는 그 머리 딸 때 옆에 같이 있었다. 너무 죄송해서 계속 지켜봤다. 밤늦게까지 머리를 땋으시며 졸고 계셨다. 그거보다 더 큰 고통은 머리를 네 달 간 못 감았다는 거다. 그게 가장 안타깝고 죄송했다”고 미안함을 전했다.
업동이를 맡은 유해진은 “업동이는 투머치 토커다.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작살 사용을 잘한다. 청소 우주선이다 보니까 버려진 폐기물들을 작살로 끌어오기도 하고 궂은 일을 많이 하다보니 잔소리가 엄청 많다. 그리고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귀여운 외모를 가진 친구다”라고 애정을 뽐냈다.
한편 ‘승리호’는 오는 9월 23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