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vs42.2% '가족끼리 왜 이래' 가 준 교훈

지상파 드라마 시청률 2%대 추락 속 40% 돌파 의미
  • 등록 2015-01-26 오전 9:56:00

    수정 2015-01-26 오전 10:03:54

KBS2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사진=KBS).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20%대에서 출발해 50%대를 앞두고 있다. KBS2 ‘가족끼리 왜 이래’ 시청률(닐슨 코리아 기준)얘기다. 지난해 8월16일 20.0%의 시청률로 시작한 ‘가족끼리 왜 이래’는 25일 42.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25일 시청률은 방송 자체 최고 기록이다. 이날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떴다 패밀리’와 ‘내 마음 반짝반짝’의 시청률은 각각 2.9%와 2.3%.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의 약진으로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이 2%대까지 추락하며 위기를 겪고 있는 게 현실. 이런 상황에서 ‘가족끼리 왜 이래’의 시청률 성과는 큰 의미를 지닌다는 게 방송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시청률이 10%대만 나와도 성공했다’고 여겨지는 만큼 지상파 TV 시청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콘텐츠만 좋으면 시청률 40%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걸 ‘가족끼리 왜 이래’가 보여줬기 때문이다.

KBS2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사진=KBS).
특별한 의미는 따로 있다. ‘가족끼리 왜 이래’가 ‘막장’ 없이 시청자의 호응을 이끌어서다. 이 드라마에는 ‘국민 악녀’가 없다. 악역도 한 명도 나오지 않는다. 출생의 비밀과 불륜 그리고 복수 등의 얘기도 없다. 자극적인 양념을 덜어낸 ‘가족끼리 왜 이래’가 이야기의 맛을 우려낸 소재는 ‘부(父)정’이다. ‘불효소송’이란 낯선 소재를 자극적이기 않게 풀어 시청자의 자연스러운 공감대를 이끌었다.

평생 법 모르고 살았던 두부장사인 극 중 차순봉(유동근 분)은 세 명의 자식을 법정에 세웠다. 사유는 ‘불효’다. 아내와 사별한 뒤 평생을 바쳐 삼 남매를 키워왔는데 돌아온 건 자식들의 무심함과 홀대. 자식들이 집 땅마저 탐내며 불화 결국 자식들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자칫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소재를 드라마는 유쾌함을 풀어 반감을 없앴다. 아버지는 판사의 중재로 불효 소송을 취하한 조건으로 자신의 야망을 위해 병원장인 처가 집에 데릴사위로 들어간 둘째 아들 강재에 ‘3개월간 집에서 함께 살기’, 노처녀 큰딸에 ‘맞선 10번 보기’ 등 사소한 걸 내 건다. 불효소송이 삼 남매에 가족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장치로 활용된 것. 차순봉은 암 진단을 받고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아버지다.

KBS2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사진=KBS).
이를 ‘가족끼리 왜 이래’는 신파로 풀지 않았다.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덤덤하면서 때론 장난스럽게 그려 여러 세대가 함께 느낄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자식들에게는 그동안 잊고 살았던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부모에게는 자식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대리만족을 안겼기 때문이다.

차순봉을 연기하는 유동근은 “젊은 날의 나를 되돌아보게 해 이 드라마가 더욱 값지다”라고 의미를 뒀다.“사람들은 극 중 강재가 나쁘다고 욕하고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해도 찾아오지 않은 삼 남매를 손가락질하지만 사실 그 모습도 내 젊은 날의 한 부분”이라며 “따지고 보면 누가 삼 남매를 욕할 수 있을까”라는 게 그의 말이다. 이 드라마가 아버지가 아닌 자식으로서 부족했던 옛 모습을 되돌아 보게했다는 얘기다. 그만큼 세상의 부모와 자식에 울림을 줬다는 뜻이다. ‘가족끼리 왜 이래’는 앞으로 여섯 번의 방송만을 남겨둔 상황. 내달 15일 막 내릴 드라마가 차순봉의 마지막을 어떻게 마무리하며 훈훈한 가족드라마로 남을지 시청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BS2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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