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능 총재의 진심, 10구단 승인 이끌다

  • 등록 2012-12-11 오후 12:32:19

    수정 2012-12-11 오후 1:30:22

구본능 KBO 총재.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11일 만장일치로 10구단 창단을 승인했다. 올 초부터 1년 여를 끌어오던 문제가 드디어 해결됐다. 2012년 12월11일은 야구계의 숙원이 해결된 날로 기억될 것이다.

구본능 KBO 총재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선수협의 골든글러브 거부가 10구단 승인의 표면적 이유였다면, 구 총재의 중재 노력은 실질적으로 파행을 막아낸 힘이었다.

구 총재는 10구단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단순히 선수협의 보이콧 선언 이후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 움직인 것이 아니었다. 9구단 승인 이후 10구단 문제에 제동이 걸리자 물밑에서 설득 작업을 시작했다. 유보적 입장까지 더하면 5개 구단 이상이 반대의사를 갖고 있었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KBO 총재는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있지 못한 자리다. 예산 심의 및 의결권이 구단으로 넘어간 뒤부터 KBO 총재의 권한은 크게 축소됐다.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양대 리그의 분쟁을 해소하고, 모든 사건의 제소를 받아들여 이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리고 야구계에 사건이 벌어졌을 때는 철저한 조사와 해결을 맡는다. 또한 TV 중계권 승인 등의 권한도 갖고 있다. 구단들에게 일정 부분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을 지닌 자리다.

하지만 KBO 총재는 그렇지 못하다. 외국인 선수 몸값 제한, 다년 계약 금지 등 강제 조항들을 대부분 구단들이 어기고 있지만 조사 및 실질적 제제 권한이 없는 탓에 암묵적으로 지켜보고만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구단별 이해를 조정하는 것, 특히 10구단 문제 처럼 모기업의 판단이 간여된 사안을 조율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구 총재의 무기는 ‘진심’ 뿐이었다. 가깝게는 야구계의 파행 운영을 막고 길게는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진심 하나로 구단들을 설득해 갔다.

한 야구계 인사는 “구 총재가 그동안 정말 많은 애를 썼다. 연봉도 없는 자리 아닌가. 야구 발전을 위해 진심으로 고민하고 노력한 것이 10구단의 결실로 돌아왔다. 구 총재의 노력이 극적인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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