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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능 KBO 총재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선수협의 골든글러브 거부가 10구단 승인의 표면적 이유였다면, 구 총재의 중재 노력은 실질적으로 파행을 막아낸 힘이었다.
구 총재는 10구단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단순히 선수협의 보이콧 선언 이후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 움직인 것이 아니었다. 9구단 승인 이후 10구단 문제에 제동이 걸리자 물밑에서 설득 작업을 시작했다. 유보적 입장까지 더하면 5개 구단 이상이 반대의사를 갖고 있었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KBO 총재는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있지 못한 자리다. 예산 심의 및 의결권이 구단으로 넘어간 뒤부터 KBO 총재의 권한은 크게 축소됐다.
이런 상황에서 구단별 이해를 조정하는 것, 특히 10구단 문제 처럼 모기업의 판단이 간여된 사안을 조율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구 총재의 무기는 ‘진심’ 뿐이었다. 가깝게는 야구계의 파행 운영을 막고 길게는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진심 하나로 구단들을 설득해 갔다.
한 야구계 인사는 “구 총재가 그동안 정말 많은 애를 썼다. 연봉도 없는 자리 아닌가. 야구 발전을 위해 진심으로 고민하고 노력한 것이 10구단의 결실로 돌아왔다. 구 총재의 노력이 극적인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