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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YG엔터테인먼트 임직원들이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아닐까 싶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지난 7월15일 세상에 처음 공개된 이후 두 달 반이 지난 지금 국내 물론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대개 이런 질문을 받을 때 우리가 답하는 가장 큰 성공 요인은 일차적으로 ‘PSY’ 그 자체이다. 가수 ‘싸이’가 가장 잘하고 본인에게 잘 어울리는 음악과 춤을 만들어, 싸이스러운 콘텐츠 ‘강남스타일’을 내놨다는 것이다. 오랜 기간 공연을 통해 대중들과 현장에서 호흡한 싸이는 사람들을 즐겁게 만드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음악을 접하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는 기본에 충실해서 이번 음악을 완성했다. 트렌드를 따라 무엇을 흉내내는 것이 아닌, 본인이 가장 자신 있고, 스스로 즐기는 음악작업을 통해 탄생된 콘텐츠 자체의 힘 덕분이다.
다음으로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SNS의 발달을 꼽는다. 이를 통해 싸이는 유명한 셀러브리티들에게 본인의 뮤직비디오를 접하게 할 수 있었고, 스쿠터 브라운이라는 미국의 유능한 매니저와 계약을 맺는 단초를 제공했다.
YG는 그동안 다양한 SNS채널을 이용한 해외 마케팅에 공을 들여왔다. 매일 매일 아티스트의 소식 및 사진을 전달하여 친밀감을 높이고, 전 세계 팬들과 연결된 파이프라인을 통해 완성도 높은 뮤직비디오와 퍼포먼스 영상을 전달했다. 이를 통해 빅뱅과 투애니원은 특별한 해외프로모션 없이도 현재 월드투어를 진행할 수 있게 됐고, 지난해 각자 유럽MTV뮤직어워드와 MTV IGGY에서 수상을 할 수 있었다.
YG 가수들이 항상 새롭고 실력 있는 모습으로 많은 사람에게 회자하는 이유도 제작 과정에서 각 가수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고, 다른 무엇보다 좋은 음악을 만드는데 모든 힘을 쏟는다는 원칙 때문이다.
더불어 이번 싸이의 미국 진출을 통해 다시 한 번 깨달은 점은 미국이라는 세계 최대 음악 시장의 영향력이다.
SNS 통해 일기 시작한 싸이라는 불씨는 미국이라는 거대한 장작을 통해 활활 타오르게 됐다. 이는 싸이가 미국에서 프로모션을 시작하자 급등하기 시작한 전 세계 아이튠즈 차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국 가수들의 높은 해외인기에도 좀처럼 문을 열지 않았던 유럽 음악 시장은 미국의 열기를 이어받아 싸이에게 활짝 문을 열었다.
이는 현재 아시아 음악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곳이 전 세계 두 번째 음악 시장이라 불리는 일본이 아닌 한국이 점을 상기하면 충분히 상상 가능한 일이다. 물론 우리의 음악 시장을 성장시키기 위해서 현재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고 좀 더 합리적인 시장체계 구축과 제작자들이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콘텐츠를 생산해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가수와 제작자들이 더 좋은 콘텐츠 생산에 재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내 음악 시장의 음원 가격의 정상화와 수익 체계의 합리화가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다. 세계시장에서 활동하기에는 두 다리가 딛고 있는 국내 시장의 체력이 너무 약하다. 원천 콘텐츠를 생산하는 이들에게 콘텐츠 수익이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아티스트들의 자유로운 표현을 위한 영상물과 무대에 대한 심의가 좀 더 유연해져야 한다. 여기에 전 세계 뮤지션들조차 반하게 하는 국내 음악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이 보태진다면 한국 가요가 곧 전 세계 팝이 되는 날은 그다지 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