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선언했던 길민정, 다시 한번 격투기 선수로 재도전 

  • 등록 2017-06-02 오전 10:53:24

    수정 2017-06-02 오전 10:53:24

맥스FC 여성 파이터 길민정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입식격투기 대회 MAX FC(맥스FC)의 여성 파이터 길민정(26·순천암낫짐)은 ‘파이팅폭스’라는 링네임을 가지고 있다. 날카롭고 화려한 경기로 유명한 입식격투기 선수이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포기해야만 했던 태권도 선수의 꿈, 이후 촉망받는 요리사의 길로 접어들었지만 시합에 대한 갈망을 지울 수 없었다. 과감히 보장된 미래를 포기하고 선수로 복귀, 한 달 만에 24kg을 감량하며 종합격투기에 도전했다. 무려 21살 나이차를 극복하고 결혼에 골인한 로맨스 스토리는 방송 전파를 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길민정의 삶은 여전히 투쟁의 연속이다. 허리디스크 손상, 어깨 회전근과 무릎연골 손상 등 몸은 성한 곳이 없다. 설상가상 지난해 12월에는 자궁 용종 제거수술까지 받았다. 하루라도 빨리 아이를 가지고 싶었던 길민정에게는 청천병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우울증도 찾아 왔다.

길민정은 “지난 1년이 내게는 너무 힘든 시기였다. 수술 회복이 필요한 시점에서 우울증까지 겹쳐 도저히 선수 생활을 이어갈 자신이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길민정은 지난 4월 MAX FC08 대회에서 오랜만에 복귀전을 가졌지만 시합에 앞서 은퇴를 선언했다. 마지막 시합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접고 가정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었다.

한 남자의 아내이자 주부로서 아이를 갖고 안정된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시합을 마친 후, 돌연 그녀는 은퇴를 번복했다. 다시 한번 링 위에서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는 것이다.

길민정은 “사실 지난 시합을 준비하며 병원에서도 무리한 운동과 감량에 대한 우려로 시합을 만류했다. 무엇보다도 남편의 걱정이 컸다. 하지만 시합을 치르며 몸이 서서히 좋아짐을 느꼈고 우울증도 나아졌다. 이런 모습을 보며 남편도 주부와 아내로서 길민정의 인생 이전에 파이터이자 여자로서 길민정의 꿈을 위해 좀 더 기다려 주기로 약속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챔피언까지 도전해 볼 생각이다”라며 의욕을 불태웠다.

선수 생활을 연장하며, 새로운 삶의 터전도 만들었다. 얼마 전 체육관을 개관하며 20대 현역 여성 선수로서 입식격투기 체육관 지도자로 데뷔했다. 삶의 기로에서 다시 한번 쉽지 않은 도전의 길을 선택한 길민정의 상대는 MAX FC 여성부의 떠오르는 신성 ‘무에타이 모델’ 문수빈(17·목포스타)이다.

MAX FC09’원모어라운드’는 전북 익산에 위치한 원광대학교 문화체육센터에서 24일 오후 3시부터 진행된다. IPTV IB스포츠, NAVER스포츠를 통해서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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