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곡 ‘화애’를 발표하고 돌아온 가수 조관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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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조관우 목에는 선명한 상처가 있었다. 상처는 꽤 길었다. 수술 상처였다. 수술의 원인은 가수라면 누구나 두려워한다는 성대결절. 수술 후 한 달 동안 소리를 잃었고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지금은 신곡을 발표할 수 있을 만큼 호전됐다. 그는 최근 다시 찾은 목소리로 새 싱글 ‘화애’를 발표했다. 내년 데뷔 20주년을 앞두고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었다. 그는 또 한 번 천천히 홈런을 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뱁새가 황새를 좇다 보니 가랑이 아니 목이 찢어진 거죠.” 사람은 누구나 아픈 부분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 한다. 조관우는 담담했다. 그는 최근 만남에서 ‘나는 가수다’ 출연 후 목에 용종이 생겼고 성대결절에 수술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제 원래 창법은 가성, 두성입니다. 그때(‘나는 가수다’)는 목소리를 째면서 노래를 했어요. 승부에 집착했던 것 같아요.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하는데….”
그의 고백은 프로그램 탓을 하려는 게 아니었다. 성대결절은 자신이 자초한 화였다. 과욕을 부린데 후회하는 말이었다. ‘나는 가수다’ 이후에 미국 투어 공연을 하면서 목이 고장 난 것을 알았다. 소리가 나오지 않아서 울면서 노래를 불렀고 국내 전국 투어 공연도 포기했다. 수술이 먼저였다. 수술을 받고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때는 음악 인생이 끝나버린 줄 알았다. 아이 넷을 둔 가장이라는 삶의 무게도 버거웠다. “불안했습니다. 별 생각을 다 했어요. 트로트로 전향해볼까, 히트곡이 있으니까 훅 가버리면 아이들에게 뭔가 좀 남겨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술로 하루하루 사는 날이 많아졌죠.”
다행히 목소리는 한 달 만에 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전성기 때처럼 메조까지는 아니어도 소프라노 음역대의 고음도 되찾았다. 여기에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며 터득한 소리도 더해져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창법을 쓰게 됐다. 그 창법이 ‘화애’에 녹아들어 있다. ‘화애’는 슬픈 피아노 선율에 조관우의 절절한 가성이 어우러진 곡이다. 마치 판타지 사극 속 죽음이 갈라놓은 한 남녀의 사랑을 노래한 곡 같다. “‘나는 가수다’ 덕분에 가성에 파워가 생겼어요. ‘화애’를 들어보면 알겠지만 목을 긁어서 내는 소리가 나와요. 예전 음역대에서 한, 두 음 떨어졌지만 기존에 있던 것과 없던 것이 버무려져 좀 더 묘한 소리가 나오게 됐다고 할까요.”
조관우는 ‘새롭게 태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데뷔곡 ‘늪’을 발표했던 때와 비슷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후에 이어진 대화는 계획에 관한 것이었다. 계획에는 올해 열다섯 살인 둘째 아들 조현군에 관한 얘기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다음 싱글을 아들의 곡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조현군은 할아버지 조통달, 아버지 조관우에 이어 3대째 음악인의 꿈을 꾸고 있다. 조관우에 따르면 조현군은 초등학교 4학년 때 피아노를 치기 시작해 지금은 피아노뿐 아니라 드럼, 기타, 베이스 등 다양한 악기들을 능숙히 다룰 수 있는 실력을 갖고 있다. 그 역시 영락없는 ‘아들바보’였다. 아들이 원하면, 수풀이 우거진 길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치워주고 싶은 마음이다. “전 음악에 한이 있어요. 반대가 심해서 제대로 배우지 못했죠. 오케스트라와 그렇게 공연을 많이 했는데도 막상 악보를 보면 할 이야기가 없었어요. 제 아들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요. 아들을 통해서 또 다른 꿈이 생겼어요.”
조관우도 내년이면 데뷔 20주년이다. 내년에는 10여년 만에 정규 앨범을 낼 계획도 있다. 그 앨범 속에 그 동안 쌓인 음악에 대한 갈증, 결핍을 다 담아낼 생각이다. 그러면서 야구에 빗대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픈 속내도 내비쳤다.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안타를 치다가 1·2·3루에 다 차 있을 때 언젠가 홈런을 치고 싶어요. 그게 내년이면 더 좋겠네요.(웃음) 우선은 ‘화해’가 첫 번째 안타가 됐으면 좋겠고요.”(웃음)
| 신곡 ‘화애’를 발표하고 돌아온 가수 조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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