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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희(25·볼빅)가 27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 진출 4시즌만에 거둔 값지 우승이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후 7년 만에 들어 올린 첫 우승트로피다.
이일희의 골프 인생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시작됐다. “맛있는 짜장면 사줄게”라며 주말마다 골프 연습장에 데리고 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골프를 처음 접했고,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이일희는 깨진 볼을 쳐가며 시간을 보냈다. 이후 골프에 흥미를 느낀 이일희는 국가대표 상비군을 거치는 등 아마추어 강자로 등극했다.
프로 첫 무대는 200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부터다. 하지만 우승과의 인연을 쌓진 못했다. 최고 성적은 준우승 2회. 2009년 이일희는 과감하게 LPGA 투어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이일희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고 싶지 않았다. 미국 진출에 대해 반대가 심했지만 기왕 놀려면 큰물에서 꿈을 펼치라며 아빠가 밀어 주셨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LPGA 투어 첫 무대는 2010년 기아클래식이었다. 첫 대회치곤 무난한 성적인 67위에 올랐지만 이후 연속 7개 대회를 컷 탈락하며 미국 투어를 계속할 수 있을지 고민에 빠졌다. 그런 와중에도 KLPGA 투어에 출전했다. 시드권 유지를 위해서였지만 실상은 미국 투어에 필요한 자금이 필요했던 게 더 큰 이유였다.
미국과 한국 투어를 병행하다 보니 두 곳 모두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결국 이일희는 국내 복귀를 위해 KLPGA 투어 시드전을 치렀다. 하지만 결과는 낙방. 이후 어쩔 수 없이 미국으로 복귀했고,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 됐다.
올 시즌 첫 톱10으로 좋은 기운을 얻은 이일희는 올해 창설된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그간의 설움을 모두 날려버렸다.
‘효녀골퍼’로 유명한 이일희는 “너무 바랐던 우승이라 눈물이 난다. 마음고생을 많이 하신 부모님께 가장 먼저 전화해야겠다”고 말했다.
또한 “믿고 아낌없이 후원해 주시는 볼빅에게 감사드린다. 강풍에도 버디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볼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다”며 국산 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