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54) 한나라당 원내 대표가 제24대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홍준표 신임 회장은 15일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취임식 및 기자회견을 열어 태권도가 나아갈 방향 및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치적인 이유로 대한태권도협회장을 맡은 것은 아니다”고 거듭 강조한 홍회장은 △재미있는 태권도 △공정한 태권도 △젊은 사범들의 해외진출을 위한 제도마련 △일선 태권도장 활성화 △세계 태권도인들의 위상 제고 △올림픽 정식종목 유지 △후발국 기술 추격 대비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특히 홍회장은 “쇠락해가고 있는 태권도를 제2의 중흥기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뒤 “태권도의 프로화 등을 통해 재미있는 태권도를 만들고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계속해서 홍회장은 국가 유공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설명했다. “어제 ‘국가 유공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여야 국회의원 모아 제출했다”는 홍회장은 “베이징 앞두고 선수들을 위해 할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 법률 개정안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대표 선수들이 훈련, 경기 도중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국가 유공자로 등록된다.
마지막으로 홍회장은 “베이징올림픽까지는 현 체제로 갈 수 밖에 없지만 끝나면 여러분들의 의견을 모아서 대대적인 내부개혁을 할 것이다”면서 “원로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꼭 듣고 서로 파벌이 없고 한 마음으로 결속을 다진 후에 세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달 11일 열린 임시대의원 총회에서 총 24표 중 16표를 획득해 제24대 회장에 당선된 홍회장은 김정길 전 회장의 사퇴로 인한 잔여임기를 포함해 2013년 1월 정기대의원총회까지 4년 7개월 동안 협회를 이끌게 된다.
한편 이날 취임식에는 국기원, 세계태권도연맹, 태권도진흥재단 등 태권도 유관단체, 시도지부 및 연맹 임원, 태권도 원로, KTA 임직원 등 태권도 관계자들을 비롯해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단체 관계자 등 약 150명이 참석했다.
다음은 홍준표 신임 대한태권도협회장과의 일문일답
무엇보다 다가올 베이징올림픽이 가장 중요하다. 구체적인 인사나 내부개혁은 베이징올림픽이 끝나고 결정하겠다. 그 때 까지는 현 체제를 유지할 것.
-태권도협회장을 맡게 된 배경은
보통 체육 협회장 자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국회의원에 낙선된 뒤 재기를 노리거나 자신의 정치적 성장을 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나는 그럴 이유가 없다. 한나라당 원내 대표를 맡고 있기에 더 이상 성장할 필요도 없다. 그럴려면 IOC 위원에 도전했을 것이다. 대한체육회장직을 노린다는 소문도 있는데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단지 쇠락하고 있는 태권도를 제2의 중흥기로 이끌기 위해 회장직을 맡았다.
-앞으로 협회 운영 계획은
협회 정책이나 방향을 제시하고 협회 전체의 큰 틀을 바꾸는 역할을 할 것이다. 상임 부회장이 대신 일을 할 것이다. 째째하게 인사에 관여하는 등 사소한 일에 나서지 않겠다. 자율 시스템으로 협회가 돌아갈 것이다. 대신 투명한 운영은 보장할 것이다.
-태권도 프로화에 대한 공약을 내세웠는데
K-1이나 UFC 같은 경우 중계료가 비싸다. 그런데 K-1을 보면서 싱겁다는 느낌을 받았다. 태권도가 프로화된다면 세계 최고의 인기를 누릴 것이라 생각했다. 또 그렇게 만들어보고 싶다. 격투기가 잔인하다는 말도 나오지만 세계적인 대세이다. 앞으로 신중히 검토하겠다.
-회장직에 당선된지 한달이 지났는데 문제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홍회장 일정을 살펴보면 오늘 취임식 행사가 빠져있는데
정치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일정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원내대표로 일하는것도 벅차다. 앞으로도 협회와 관련된 일정은 정치 일정에 포함시키지 않을 예정이다. 정치적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에 제출된 국가유공자 법률안은 때늦은 감이 있다.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승마 선수가 사망하고 체조 선수가 태릉선수촌에서 훈련하다 하반신이 마비됐지만 국가유공자 대접을 받지 못했다. 내가 태권도협회장이 아니었으면 이런 법률안은 생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연택 대한체육회장도 흡족해 하실 것이다. 태릉선수촌에 알려지면 선수들 사기도 올라갈 것이다.
-상임 부회장은 회장 후보를 사퇴한 뒤 홍회장을 지지한 조영기씨, 부회장은 한나라당 이명규 의원을 내세웠는데
김정길 전 회장은 열린 우리당 의원을 잔뜩 협회에 앉히지 않았나. 나는 한 명에 불과하다. 그것도 본인이 원해서 그랬다. 다른 한 명(안창영 부회장)은 대한스포츠 치의학회 학회장이다.
-앞으로 어떤 협회를 만들 것인지
노장들과 젊은이들이 조화를 이루는 협회는 만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