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은 12일 오후 영화 ‘킬링 로맨스’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14일 개봉을 앞둔 ‘킬링 로맨스’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이선균 분)과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여래’(이하늬 분)가 팬클럽 3기 출신 사수생 ‘범우’(공명 분)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게 되는 이야기다. 로맨스 코미디 장르의 편견을 깼던 ‘남자사용설명서’ 이원석 감독의 신작으로, ‘뷰티인사이드’의 박정예 작가와 손을 잡았다.
이 영화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가장 큰 관전포인트를 꼽자면 이선균의 변신이다. 이선균은 ‘킬링 로맨스’에서 섬나라 재벌 ‘조나단 나’ 역할로 역대급 비주얼 및 연기 변신을 꾀했다. 캐릭터를 위해 아랍왕자를 방불케 할 긴 곱슬머리에 까맣게 태닝한 피부, 짙은 아이라인과 콧수염과 화려한 의상으로 파격 스타일에 도전했다. 그가 연기한 ‘조나단’은 자수성가 출신의 재력가로, 자기애와 승부욕, 광기와 집착으로 똘똘 뭉친 인물.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을 끊임없이 여래에게 강요하며 가스라이팅을 가하는 섬뜩한 악인이다. 하지만, 익살스러운 대본과 이원석 감독 특유의 B급 코미디 코드, 다 내려놓고 신명나게 즐긴 이선균의 열연이 더해져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이선균은 “대본이 만화책처럼 재미있어서 혼자 깔깔대며 봤다”며 “사실 처음엔 거절할 생각도 들었지만, 감독님이 왜 제게 이런 역할을 줬는지 궁금해지더라. 이 작품을 하겠다는 마음보단 궁금한 마음으로 미팅을 갔다”고 처음 역할을 제안받을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촬영을 앞두고는 스타일링 변신을 통해 배역에 몰입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연기를 위해 따로 본인이 ‘조나단 나’ 캐릭터에 대한 서사를 부여하는 과정도 거쳤다고. 이선균은 “전작들에선 제가 주로 극을 이끄는 캐릭터라 자유롭게 캐릭터로 날 표현하는게 어려웠는데 이번은 그렇지 않았다. 소위 말해 수비 없이 ‘슛만 쏘면’ 되는 캐릭터였다”며 “뭘 해도 되는 캐릭터란 생각으로 부담없이 자유롭고 재미있게 연기에 임했다. 가면놀이를 하는 기분이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자신의 스타일 변신을 접한 아내 전혜진 등 가족들의 생생한 반응도 전했다. 이선균은 아내인 배우 전혜진의 반응을 묻자 “촬영을 위해 머리카락을 붙이고 다니기 시작할 때부터 아내를 비롯한 가족들이 날 외면하기 시작하더라”고 토로해 폭소를 유발했다. 하지만 영화를 본 뒤에는 호평으로 화답해줬다고. 그는 “아내가 시사회에 참석했는데 영화를 보고 난 뒤 ‘정말 재미있게 봤다’고 말해줬다. 이렇게 웃긴 영화인지 몰랐다고 하더라”고 뿌듯해했다.
그렇게 모든 걸 내려놓고 신명나게 즐겼다는 이선균. 그런 그도 차마 허락할 수 없어 나가지 못한 장면이 있다고. 이선균은 “원래 조나단의 첫 등장 장면이 따로 있었다. 콸라 해변에서 삼각팬티만 입고 청국장을 끓이면서 ‘행복’을 부르는 장면이었다”며 “그것만큼은 도저히 못하겠더라(웃음). 더러워서 도저히 허용이 안될 것 같다고 말렸다”고 털어놔 포복절도케 했다.
자유롭게 연기한 만큼 현장에서 즉석으로 탄생한 애드립 대사도 많았다고 한다. 이선균은 “제가 담이 걸려서 도수 치료를 받으러 간 적이 있는데 거기 도수치료 선생님이 습관처럼 ‘오 굿~’ 이런 말투를 구사하시더라. 그 말투를 조나단의 말투에도 적용해 ‘잇츠 굿~’이란 감탄사가 탄생했다”고 비하인드를 들려줬다. 나중엔 ‘잇츠 굿’이란 대사가 현장의 유행어처럼 쓰였다는 너스레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