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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러 머리 감독이 이끄는 남북 단일팀은 4일 인천 선학국제빙상장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평가전에서 1-3으로 패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 면에선 스웨덴과 대등한 싸움을 벌였다. 대표팀 에이스인 박은정(영어명 캐롤라인 박)과 랜디 그리핀 희수가부상으로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한국이 선전한 경기였다.
머리 감독은 이날 평가전에서 북한 선수인 정수현(22)을 2라인 공격수로 투입했다. 정수현은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A 대회 5경기에서 2골 2어시스트로 팀 내 포인트 1위에 오른 북한의 에이스다.
북한 선수들을 전력이 가장 약한 4라인에 집중 배치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는 선수 구성이었다.
심지어 머리 감독은 2라인과 3라인에도 북한 공격수 1명씩을 배치했다. 4라인에는 공격수와 수비수 1명씩을 투입하는 등 모든 라인에 남북 선수들을 섞어 경기에 임했다. 다만 4라인에 속한 북한 선수 2명(김은향, 황충금)은 출전 시간 자체가 매우 적었다.
단일팀은 경기 시작부터 위기를 맞았다. 초반 분위기는 스웨겐의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단일팀의 첫 슈팅은 경기 시작 후 10분이 지난 뒤에 나왔다.
단일팀은 1피리어드 16분 16초에 레베카 스텐베리에게 첫 실점을 내준 뒤 17분 50초에는 한나 올슨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단일팀의 만회골은 18분 15초에 터졌다. 박채린이 전방으로 찔러준 패스를 박종아가 받아 강한 슈팅으로 연결해 골문 안으로 집어넣었다. 박종아는 지난해 7월 스웨덴과 친선경기 2연전에서도 유일하게 골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단일팀은 1피리어드 종료 12초를 남기고 에리카 그림에게 실점을 내줘 1-3으로 뒤진 채 1피리어드를 맞이했다.
단일팀은 3피리어드 중반 이후 총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스웨덴의 수비를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2골 차로 경기를 마친 것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단일팀 첫 평가전에선 수천명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관중들은 한반도기를 흔들고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면서 선수들에게 힘을 보냈다.
반면 이날 경기가 열린 선학국제링크는 전광판 시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선수들을 혼란케 했다. 양 팀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제대로 시간을 체크하지 못하다보니 정상적인 경기를 할 수 없었다.
평가전을 마친 단일팀은 곧바로 강릉으로 이동한다. 10일 스위스, 12일 스웨덴, 14일 일본과 B조 조별리그를 치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