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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타선에서의 키맨은 누굴까. 두산 이종욱은 이 질문에 단연 오재원의 이름을 가장 먼저 입에 올렸다.
“재원이의 스타일이 팀 분위기를 올라오게끔 한다. 그리고 늘 결정적일 때 잘해줬다. 제 정신이 아닌 선수다(웃음). 열심히 안하는 것 같은데 진짜 열심히 하고 욕심도 많다. 그런 선수가 상대팀이 아니라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9개 구단 통틀어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포스만큼은 재원이가 최고다. 저런 선수를 지금껏 야구하면서 본적이 없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종욱 역시 넘치는 파이팅으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주도하지만 오재원의 포스만큼은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분위기 싸움이 승패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단기전에선 오재원의 역할이 더 클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종욱이 한치의 망설임없이 오재원을 콕 찝은 이유다.
이번 넥센과 준플레이오프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성열은 “내가 두산에도 있어봤지만 오재원의 기를 살려주면 안된다. 제일 경계해야할 선수다”고 했다.
그만큼 단기전만 가면 오재원의 가치는 급격히 상승한다. 그가 꼭 안타를 치지 못하더라도, 도루를 하지 못하더라도 동료 선수들을 격려하는 파이팅 넘치는 모습만으로도 존재감이 느껴지는 그다. 상대방이 얄밉게 느껴질 정도다.
오재원은 지난 넥센과 준플레이오프를 통해 타격감을 예열했다. 준플레이오프 성적은 타율 3할3푼3리, 21타수 7안타. 특히 마지막 5차전에선 승부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을 작렬시키며 활활 타올랐다.
오재원은 플레이오프 1,2차전을 통해선 진가를 발휘하지 못한 상태. 2경기에 나서 4타수 무안타, 사사구만 3개를 얻어냈다. 아직 화끈한 존재감을 뽐내진 못했지만 두산 선수들은 잘 알고 있다. 그가 그라운드에서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두산은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종욱이 꼭 찝은 오재원이 남은 시리즈에선 또 한 번 ‘미친 존재감’을 뽐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