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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내 공연을 18세 이상만 볼 수 있게 했다. 그런 공연이 어떤 것인지 확실히 보여주겠다." 그의 호기 어린 장담에 4만 5000여 팬들은 환호했다. 레이디 가가는 지난 27일 밤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그의 `더 본 디스 웨이 볼 글로벌 투어`가 한국에서 그 서막을 연 것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레이디 가가의 이번 공연에 청소년 관람 제한 조처를 내렸다. 앞서 일부 보수 기독교 단체들은 그의 공연을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그가 어떤 퍼포먼스를 펼칠지 관심이 쏠렸다. 결론적으로 레이디 가가는 미워할 수 없는 악녀였다. 작은 체구의 그가 내뿜는 샤우팅과 파워풀한 몸짓에 팬들은 `헉` 숨이 막혔다. 열광은 그다음이었다. 일부에서 제기된 그의 선정성, 폭력성, 동성애 코드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심지어 "귀엽다"는 말도 여기저기 터져 나왔다. 선박 컨테이너 40여 개와 전세 비행기 2대 분량의 장비로 들여와 만든 무대는 팝 오페라에 가깝다. 거대한 중세시대 성을 배경으로 해 레이디 가가의 왕국인 `킹덤 오브 페임`의 탄생부터 죽음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곡에 따른 메시지가 분명했다. 수준이 다른 무대 장치와 효과, 안무팀, 가가의 음악적 역량이 뒷받침됐다. 거의 매곡 독특하면서도 전위적인 의상을 바꿔 입고 나오는 그가 신기할 정도였다. 와중에 `음악의 여신` 같은 아름다운 모습도 우주에서 온 외계인 같은 면모도 연출됐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생고기를 연상케 하는 붉은빛 드레스도, 살빛이 훤히 비칠 정도의 레깅스 차림도 당연했다. 여성 댄서와 오토바이에서 야릇한 행위도 선보였다. 하지만 가가의 압도적인 가창력과 건반 연주 실력, 넘치는 에너지, 적당한 `똘끼`는 그의 다소 불량해 보이는 이 퍼포먼스를 `외설`이 아닌 `예술`로 승화시켰다고 인정할 만했다.
이 때문에 스탠딩이 아니라면 양옆 좌석이나 스탠딩 뒤쪽 좌석은 대다수가 무대 전체를 볼 수 없거나 `깨알 같은` 가가를 찾아봐야 할 정도였다. 특히 무대 양 쪽에 마련된 스크린마저 작아 멀리 앉은 관객들은 "집에서 DVD를 보는 만도 못하다"고 불평했다. 스크린을 통해 공연 대부분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관객들 역시 "카메라가 가가 위주가 아닌 댄서들이나 풀샷을 너무 자주 잡아 불만족스럽기는 마찬가지"라는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지붕을 개폐할 수 있는 전문 공연장도 아니어서 고가의 음향 시스템도 그다지 제 역할을 못했다. 음향이 울리거나 소리 크기가 들쑥날쑥해 몰입을 방해했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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