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특유의 '뒷심' 불 붙었다

  • 등록 2009-07-28 오후 12:37:37

    수정 2009-07-28 오후 1:35:19

▲ 8연승을 질주 중인 포항 선수들(사진=포항스틸러스)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포항스틸러스(감독 세르지오 파리아스)가 K리그 후반기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반기만 하더라도 순위표 하단에서 이름을 찾는 것이 빨랐지만, 어느새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현재 포항은 16경기를 치르며 7승(7무2패)을 거둬들여 승점28점으로 정규리그 4위에 올라 있다. 선두 서울(33점), 2위 전북(32점), 3위 광주(29점) 등을 승점5점 이내 거리에 두고 있어 의욕도 넘친다.

특히나 최근에는 패배의 아픔을 맛 보는 일조차 없다. 포항은 25일 홈 구장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대구와의 K리그 17라운드 경기서 3-0으로 완승을 거둬 파죽의 8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9경기 연속 무패(8승1무) 기록도 지켜냈다. K리그 역사를 통틀어 8연승은 네 팀에게서 다섯 차례만 나온 값진 기록이다. 부산이 1998년 가장 먼저 8연승의 주인공이 됐고 수원이 1999년과 2008년, 성남과 울산이 나란히 2003년에 대기록을 달성했다.

참고로, 오는 1일 울산과의 원정경기에 나서는 포항이 재차 승리할 경우 K리그 최다 연승 타이 기록(9경기)을 달성해 또 다른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이렇듯 올 시즌 포항이 뒤늦게 '발동'을 걸고 K리그에서 쾌조의 행진을 지속하는 원인으로는 무엇보다도 일정상 국내 무대에 마음 편히 전념할 수 있게 된 점을 꼽을 수 있다.

K리그 일정과 AFC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한 3월~6월까지 포항은 언제나 AFC무대를 우선 순위에 두고 총력전을 펼쳤다. 올 시즌 챔스 우승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포항으로선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기도 했다. 6월24일 열린 뉴캐슬 제츠와의 16강전을 끝으로 챔스가 휴식기에 돌입하자 포항의 K리그 연승행진이 시작된 것 또한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아울러 가용 인원이 눈에 띄게 증대된 점 또한 후반 질주의 원인으로 손꼽힌다. 포항 특유의 '소수 정예' 스쿼드로는 아시아 정상에 오르기 어렵다고 판단한 파리아스 감독은 전반기 정규리그와 컵대회 등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새 얼굴 발굴 작업에 나섰다.

소위 '백업'으로 분류되는 선수들에게 꾸준히 기회를 줬고, 이 과정에서 유창현(FW), 송창호, 조찬호(MF), 박희철(DF) 등의 진가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파리아스 감독의 과감한 도전은 '전반기 성적 부진'이라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지만 후반기 들어 새 라인업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전화위복'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포항의 상승세는 이렇다 할 돌발 악재가 발생하지 않는 한 꾸준히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력에 이렇다 할 공백이 눈에 띄지 않는 데다 팀 분위기 또한 최고조에 올라 있는 까닭이다. 파리아스 감독 또한 "9월23일과 30일에 열리는 AFC 8강전 이전까지는 K리그에서 최대한 많은 승점을 거둬들일 것"이라며 총력전을 펼칠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는 K리그 무대에서 충분히 승점을 쌓아올려 6강행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한 후 부뇨드코르와의 AFC 챔스 8강전에 마음 편히 '올인'하겠다는 의도로 풀이 된다.  

파리아스호 특유의 '뒷심축구'가 이번엔 또 어떤 '매직'을 탄생시킬 지에 관심과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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