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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 팔레스타인전(0-0 무승부)을 마친 뒤 “기술 좋은 선수들이 (잔디 때문에)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이어 10일 원정으로 열린 오만과 2차전에서 3-1로 승리한 뒤에는 “이곳 잔디 상태가 너무나도 좋아 자신 있게 플레이했다”며 “홈구장 잔디도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한국 축구의 성지’라고 불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문제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그라운드는 항상 패여 있거나 잔디가 죽어 있다. ‘성지’라고 부르기 민망한 수준이다.
다음 달 15일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4차전 이라크와 홈경기는 서울월드컵경기장 대신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대한축구협회는 당초 이 경기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하려고 했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이 상태로는 경기를 치를 수 없다고 제동을 걸었다.
비난의 불똥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최근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한 아티스트들에 튀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지난 4월 세븐틴, 5월 임영웅이 대규모 공연을 펼쳤다. 최근에는 아이유가 콘서트를 열었다. 대규모 무대장치가 설치되고 수만 명이 그라운드를 밟는 콘서트가 한 본 열리면 그때마다 경기장 잔디는 논두렁이 된다.
25일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설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올해 1~8월 사이 축구경기로만 21억3258만 원을 벌어들였다. 국가대표 A매치 경기로 9억9426만 원, K리그 FC서울 경기로 11억3832만 원을 챙겼다.
여기에 가수 임영웅, 세븐틴 콘서트 등 문화행사로 24억3447만 원, 일반행사로도 벌어들인 수익은 36억3846만 원에 이른다. 8월까지 경기 및 행사 수익이 전체 72억1125만 원에 달한다. 최근 열린 아이유 콘서트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8월 말까지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관리에 들어간 돈은 총 2억5327만 원에 불과하다. 전체 수익 대비 약 3.5%만 썼다. 축구로만 놓고 봐도 약 11%밖에 되지 않는다. 새로 심을 잔디에 1억5346만 원, 잔디 보호용 인조매트 1994만 원, 농약 및 비료 5140만 원, 잔디 파종을 위한 오버씨딩기 1962만 원, 잔디 폐기물처리 용역에 886만 원 등이 들어갔다.
윤 의원은 “그라운드석을 판매한 세븐틴 콘서트는 경기장 전체 잔디 면적 9126㎥을 대부분 사용했지만 19%에 해당하는 면적만 복구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그라운드석 판매 상황을 봤을 때 잔디 훼손 면적이 과소 추정됐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공단의 잔디 훼손 평가 방식이 적절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임영웅 콘서트는 그라운드석 판매는 없었지만 그라운드 전면에 걸쳐 무대조립이 있었다”며 “이 부분이 잔디훼손과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는 별도로 평가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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