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을 닮은 윤아 vs 마테를 닮은 근석, 두 男女의 성장기

  • 등록 2013-12-05 오전 9:31:09

    수정 2013-12-05 오전 9:31:09

장근석(왼쪽)과 윤아.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돌아왔다, 떠났다, 다시 돌아오길 함께 했다. 그룹 소녀시대의 윤아와 배우 장근석이 1년 6개월 여만에 나란히 안방극장으로 복귀했다. KBS2 드라마 ‘사랑비’로 호흡을 맞췄던 윤아와 장근석은 KBS2 새 월화 미니시리즈 ‘총리와 나’, KBS2 수목 미니시리즈 ‘예쁜 남자’의 주인공으로 시청자와 만난다. 두 사람이 KBS 평일 저녁 시간대를 책임지는 주연으로 나선 셈이다.

앞날이 창창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두 작품 모두 대진운이 좋지 않다. ‘예쁜 남자’는 이미 SBS ‘상속자들’과 힘겨운 시청률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상속자들’의 후속도 배우 김수현, 전지현이 나선 박지은 작가의 차기작 ‘별에서 온 그대’라 숨통이 트일 날이 없을 것 같다.

‘총리와 나’의 상황도 비슷하다. MBC ‘기황후’가 선점한 입지가 전국시청률 20%에 달한다. 최근 첫 방송된 SBS ‘따뜻한 말 한마디’도 한혜진과 지진희, 이상우, 김지수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에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의 하명희 작가가 필력을 발휘하며 이미 ‘공감 드라마’로 호평이 나 있다.

그럼에도 ‘예쁜 남자’와 ‘총리와 나’는 그만의 가치와 기대 포인트가 분명하다. 그 중심엔 같이, 또 따로, 성장된 모습을 보여줄 윤아와 장근석에게 있다. ‘총리와 나’의 남다정과 자신이 닮았다는 윤아, ‘예쁜 남자’의 독고마테는 누가봐도 나와 어울리는 캐릭터라는 장근석. 두 남녀의 성장을 지켜보자.

윤아.(사진=권욱기자)
◇‘총리와 나’ 윤아

일일드라마로 연기호흡을 익힌 윤아는 ‘신데렐라 맨’, ‘사랑비’ 등 작품으로 배우로서 활동해 왔다. 어느 아이돌 그룹 출신 가수들이 늘 연기력 논란을 꼬리표처럼 달고 다녔지만 윤아는 매 작품마다 성장된 모습을 보여줘 “기대 이상”이라는 호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주연으로 나선 작품의 흥행력이 떨어진 탓에 진가를 발휘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다.

윤아는 최근 ‘총리와 나’ 제작발표회에서 남다정과 자신이 닮아 어느 때보다 편한 마음으로 연기에 임하고 있다 말했다. 작품의 흥행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윤아가 배우로서 얼만큼 성장했는지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밑바탕이 탄탄하다. 연기 배테랑인 이범수가 상대배우로, 그를 현장에서 끌어주고 있는 점 또한 윤아의 성장에 기대를 걸만한 대목이다.

윤아 스틸컷.
드라마의 한 관계자는 “어떤 상대 배우, 어떤 작가, 어떤 PD를 만나는 지가 윤아와 같은 배우들에겐 굉장히 중요하다”며 “이번 현장에선 이범수가 윤아를 많이 가르쳐주고 있고 윤아가 그것을 받아들이는 속도 또한 빠르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기대해도 좋을 법하다”고 전했다.

윤아가 맡은 남다정은 20대 꽃처녀이자 허당 기자 캐릭터다. 밝고 활달하고 유쾌한 성격. 가족사와 관련해선 아픔이 있다. 어딘가 ‘구멍’이 보이는 왈가닥 소녀이자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가녀린 여인의 모습이 공존한다. 평소 각종 예능프로그램 출연과 가수 활동 등을 통해 윤아가 보여준 이미지와 닮은 듯 보이기도 한다. 팀의 활력소로, 걸그룹 서열 상위권의 비주얼로, 남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윤아다. 그러면서도 20세 나이차가 나는 배우 이범수와 결혼이 하고 싶어 안달이 난 ‘극중 상황’까지 더해지면 삼촌 팬들의 마음은 더욱 설레지 않겠는가.

장근석.(사진=김정욱기자)
◇‘예쁜 남자’ 장근석

장근석은 ‘예쁜 남자’로 배우로서 타이틀을 찾을 각오다. “일본에선 ‘근짱’, 한국에선 애매한 가수 겸 배우”라는 자신의 위치를 직시했던 장근석은 ‘예쁜 남자’로 보란듯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작인 ‘사랑비’와 마찬가지로 작품 성적은 좋지 못한 상황이지만 그때의 평가와는 사뭇 다르다.

당시 장근석은 1970년대와 2010년대를 오가는 1인 2역의 설정을 소화하며 각기 다른 감성과 비주얼로 시청자들에게 접근했다. 하지만 연출의 큰 틀에서 캐릭터가 갖는 어색함이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안기기도 했고, 시대가 변해도 사랑이란 가치는 영원하다는 작품의 메시지가 중심을 잃으면서 배우들의 연기 역시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다. 반면 해외 판권 수출은 회당 최고가로 성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근석이라는 배우도 ‘내수용’보다는 ‘수출용’으로 평가 받는 아쉬움을 남겼다.

장근석 스틸.
‘예쁜 남자’에선 장근석의 ‘맞춤 연기’가 빛을 발하고 있다. 원작인 동명만화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오히려 원작이 있어 제작진의 초심도 흔들림이 없고 배우들이 캐릭터 표현하는 데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장근석은 이러한 환경에 자신의 노력을 더해 극중 10명의 여자를 만나며 내면의 성공을 위한 노하우를 쌓아가는 독고마테 캐릭터를 그럴듯하게 표현해주고 있다. 돈의 가치를 깨달은 1교시 수업,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2교시 수업 등 회가 거듭될 수록 드러나는 독고마테의 성장은 결국 장근석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예쁜 남자’의 한 관계자는 “장근석은 사실 독고마테 본연의 모습과 10명의 여자를 만날 때마다 그들의 캐릭터에 맞춰 조금씩 달라져야 하는 독고마테까지, 11명 그 이상의 배역을 소화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대본을 받고 상대배우에 맞춰 비주얼에 변화를 주고, 연기 톤과 매너에도 색을 달리하려는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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