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블로그]`돈 보다 중한` 김기태 리더십, 실체는?

  • 등록 2012-11-19 오후 2:08:01

    수정 2012-11-19 오후 2:11:25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 김기태 LG 감독의 리더십이 난데없이 화제가 되고 있다. ‘난데없이’라는 표현을 쓴 건 지금이 스토브리그 중이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이동에 관심이 모아져야 할 시기에 감독의 리더십이 새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제자들의 입지에 실제 영향력을 미쳤다는 것이 알려진 덕이다. FA 정성훈과 이진영은 12일 LG 잔류를 선언하며 약속이라도 한 듯 “감독님을 도저히 떠날 수 없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LG로 팀을 옮긴 지난 4년간 4강 진출에 실패한 미안함도 한 이유가 됐지만 김기태 감독과 의리 역시 중요했다는 뜻이었다.

사진=LG트윈스
이진영과 정성훈이 LG 외의 선택을 했다면 지금의 몸값(4년 총액 34억원)보다 단 얼마라도 더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들은 ‘좀 더 많은 돈’에 눈을 돌리지 않았다.

평소 감독을 언급하는 선수들은 많았지만 이들의 말에서 처럼 무게감을 주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 둘 뿐 아니라 실제 많은 LG 선수들이 “김기태 감독과 함께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과연 김기태 감독의 무엇이 이처럼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일까.

‘좋은 감독’하면 우선 먼저 떠오르는 건 큰 형 처럼 편안한 분위기와 따뜻한 마음, 배려 등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김기태 리더십은 이런 편안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말 한 것은 반드시 지키는 원칙, 약속을 지키는 선수에게는 한 없이 관대하지만 반대의 경우엔 반드시 벌을 내리는 흔들림 없는 공정함이 그의 리더십을 빛나게 하는 요소다.

정성훈은 “살면서 많은 우상들이 있었지만 우리 감독님 처럼 한결같은 분은 처음 본다. 선수 때나 수석코치 때, 긜고 감독이 된 후도 달라지지 않았다. 자신이 한 말은 반드시 지킨다. 그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는 겪어본 사람들은 안다. 믿고 따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스프링캠프서 고참들에게 훈련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 쉬고 싶으면 정말 쉴 수 있었다. ‘어떻게 하나 보자...’는 테스트의 의미가 있는 결정이 아니었다. 프로야구를 10년 이상 버텨낸 선수들이라면 알아서 자신의 몸과 기술을 관리할 수 있는 믿음이었다.

그러나 누구도 훈련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김 감독의 진심이 전해지자 선수들의 노력도 자연스럽게 표출됐다. LG가 비록 올해도 4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고참 선수들은 모두 제 몫을 해냈다는 것이 그 증거다.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면 김 감독은 엄하게 책임을 물었을 것이다. 김 감독은 시즌 중에도 당시의 결정을 그대로 연장해 이어갔다. 성적이 떨어질 때도 자신의 말을 흐트러트리지 않았다. 그런 추상같은 원칙이 선수들이 김 감독을 진짜 믿게 만드는 배경이다.

이진영은 SK 시절, 김 감독의 방졸까지 했던 선수다. 그의 증언 역시 김 감독의 흔들림 없음이 믿음의 원천이라고 했다. 이진영은 “감독님을 단순히 편하게만 해주는 분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적은 감독님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해선 안될 것을 했을 때는 가차없다. 반대로 그 틀을 벗어나지 않으면 버리지 않는다는 신뢰가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따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백종원 "워따, 대박이네"
  • "노병은 돌아온다"
  • '완벽 몸매'
  • 바이든, 아기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