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핫이슈①]스타일 표절 논란을 바라보는 두가지 시선

  • 등록 2008-07-25 오후 3:33:29

    수정 2008-07-25 오후 3:37:55

▲ 가수 서태지-이효리-서인영(사진 왼쪽부터)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가요계가 스타들의 잇단 표절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음악 외적인 요소인 스타일도 과연 표절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라는 점에서 연예계 관계자들과 네티즌 사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네티즌들이 최근 제기하고 있는 표절 의혹 중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스타일 문제. 네티즌들이 제기하고 나선 스타일 표절 지적은 의상과 무대, 그리고 앨범 재킷 사진까지 다양하다.
▲ 가수 이효리와 영국 가수 에이미 와인하우스

최근 네티즌들의 스타일 표절 의혹의 뭇매를 가장 먼저 맞은 가수는 바로 이효리다.

네티즌들은 컴백에 앞서 인터넷에 유포된 이효리의 앨범 재킷 촬영 사진을 보고 스모키 메이크업과 부풀린 뒷머리, 도톰한 입술 화장과 옷이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스타일과 비슷하다며 스타일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효리 소속사 측 관계자는 스모키 메이크업은 이효리도 전부터 해왔고, 논란이 되고 있는 스타일의 콘셉트는 특정인만의 스타일이 아닌 60~70년대 유행했던 복고풍 스타일일 뿐이라고 표절 의혹을 일축했다.

이효리의 스타일링을 맡고 있는 정보윤 실장은 “이효리와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스타일을 비교한 사진을 봤다”며 “문제가 되고 있는 블랙앤화이트 체크 상의의 경우 에이미 와인하우스는 실크 원피스고 이효리는 재질과 모양이 다른 탑에 하의는 청바지를 입었는데 어떤 네티즌이 이 사진을 상반신만 편집해 올려놔 모방인 것처럼 오해를 샀다”고 해명했다.

네티즌이 전체의 스타일을 보지 않고 유사한 점이 발견되는 특정 부분만 부각해 스타일 표절로 몰고가는 것은 억울하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말이다.

▲ 가수 서인영와 일본 가수 하마사키 아유미의 뮤직비디오 속 장면

지난 24일 타이틀곡 ‘신데렐라’를 들고 솔로 활동에 나선 서인영도 네티즌들로 하여금 컴백 전 스타일링에 대한 표적 수사를 받은 가수 중 한 명이다.

서인영은 앨범 발매 전 공개한 재킷 사진 중 인조 속눈썹을 붙이고 촬영한 사진이 지난 2006년 일본 유명가수 하마사키 아유미가 ‘얼터나(Alterna)’ 뮤직비디오에서 선보인 인조 속눈썹과 비슷하다고 스타일 표적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서인영 소속사 관계자는 “인조 속눈썹은 한 회사에서 제품으로 출시된 상품”이라며 “특정 연예인만 쓰고 있는 인조 속눈썹이 아니다”고 표절 의혹에 황당해했다.

▲ 아이슬랜드 밴드 시규어로스의 앨범(사진 왼쪽)과 서태지의 8집 싱글 앨범 커버

오는 29일 8집 싱글 앨범으로 컴백을 앞두고 있는 문화대통령 서태지도 네티즌들의 스타일 표절 의혹을 피하지는 못했다.

네티즌은 앨범 발매 전 공개된 앨범 재킷 속 태아의 이미지를 보고 보고 아이슬란드 출신의 밴드 ‘시규어 로스(Sigur Ros)’가 지난 1999년 발매한 'Agaestin Byrjun' 앨범 커버와 비슷하다며 모방설을 쏟아냈다.

서태지컴퍼니 측 관계자는 “태아의 이미지는 이미 서태지가 지난 1998년 5집에 날개 달린 태아의 이미지를 쓴 바 있다”며 “앨범의 태아 이미지는 다른 해외 가수들도 주로 쓰고 있는 콘셉트 중 하나”라고 재킷 표절설을 반박했다.

▲ 서인영과 일본 유명 연예인 코코 로샤의 화보

◇ 네티즌의 스타일 표절 수사가 가져온, 혹은 가져올 '순기능'과 '역기능'

그렇다면 이렇게 네티즌들이 쏟아내는 표절 의혹들을 관계자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저작권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네티즌들이 제기하는 표절 의혹들 중에는 분명 무리가 있는 부분도 있지만 표절의 핵심을 찌르는 부분도 있다”며 “이는 아이디어의 보호와 제작자의 창작의 필요성을 자극하는 측면에서 볼 때 긍정적인 측면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남의 아이디어 도용이나 저작권 관련 문제 인식과 관련해 교육도 미비하고 그 중요성 또한 간과하고 있는 측면이 많기 때문에 네티즌의 이런 검열이 오히려 자정 작용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말이다.

실제로 네티즌들이 제기한 가수들의 스타일 표절 의혹은 확대 해석된 부분도 많았지만 '아이디어 모방'이라는 핵심을 집어내는 문제 제기도 적지 않았다.

‘유 고 걸’ 뮤직비디오 속 이효리가 한 식당의 바에서 원형의자에 앉아 백댄서들과 춤을 추는 장면과 해군 복장을 한 남성들이 뮤직비디오에 여럿 등장하는 모습 등이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캔디'의 뮤직비디오 장면과 일부 흡사하다는 지적과 서인영의 앨범재킷 중 검은색 모자를 쓰고 눈 아래 하트 모양을 그려 넣은 부분이 일본 모델 코코 로샤의 화보와 비슷하고 집어낸 점 등이 그러했다.

이효리와 서인영 소속사 측은 이 부분에 있어 모두 논란의 소지를 인정한 바 있고, 이효리는 해당 장면을 ‘유 고 걸’ 뮤직비디오에서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 논란이 된 이효리의 '유 고 걸' 뮤직비디오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캔디 걸' 뮤직비디오


그러나 가요계 관계자들은 네티즌들이 섣불리 쏟아내는 표절 의혹들이 한 가수의 이미지는 물론 활동 여부에 큰 지장을 주고 있다고 호소했다.

A가수의 한 소속사 관계자는 “앨범 재킷과 뮤직비디오 촬영, 그리고 의상 스타일은 콘셉트 회의부터 시작하면 수개월에서 근 일년이 걸리기도 한다”면서 “네티즌들이 무심코 재미삼아 던진 표절 의혹은 추후 표절이 아니라고 밝혀져도 시비가 일었다는 것 자체가 안좋은 이미지를 남겨 ‘표절 가수’라는 낙인 속에 활동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또 "네티즌들이 표절 비교를 할 때 양쪽의 전반적인 스타일 비교보다는 특정 부분만 집중 부각해 콘셉트는 무시하고 지엽적인 부문만 강조해 표절로 매도하는 경우가 다반사다"고 덧붙였다.

◇스타일링을 바라보는 인식 전환 필요

한 대형 가수의 스타일링을 맡고 있는 스타일리스트는 의상에 관한 표절 논란에 있어 우리나라 사람들의 '스타일링'에 대한 기본 생각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스타일리스트는 "외국의 경우 스타일리스트는 옷을 직접 제작하지 않고 기존에 나와 있는 옷을 그 가수에 맞게 조합해 새로운 멋을 내주는 사람이라는 개념으로 통한다"며 "그래서 스타일링의 중요성을 전에 없는 창작에 두기 보다는 그 연예인에 맞는 스타일링에 두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꼭 다른 사람이 입지 않은 옷을 입고, 전에 없는 스타일을 내야만 창조적인 스타일링이라고 보는 고정관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타일링에 있어 어떤 특정 아이템이 기존 어느 스타가 입었거나 착용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 그 아이템을 가지고 어떤 새로운 멋을 연출했나 보다는 똑같은 것을 입은 것에만 초점을 맞춰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들이 많은데 그렇게 본다면 시상식이나 행사장 등에서 의도치 않게 같은 드레스, 의상을 입고 나서게 된 스타들도 다 표절이라고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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