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소녀' 아닌 '스물일곱 싱송라' 송소희의 음악 세계[인터뷰]①

작사·작곡 맡은 신곡 '인포데믹스' 발매
묵직한 록 기반 음악으로 반전 매력 발산
"세상에 없던 송소희만의 음악 만들 것"
  • 등록 2023-06-15 오후 12:12:00

    수정 2023-06-15 오후 12:12:00

(사진=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음악도, 비주얼도 확 달라졌다. 최근 록 기반 트랙 ‘인포데믹스’(Infodemics)로 컴백해 반전 매력을 내뿜은 ‘국악 소녀’ 송소희 얘기다.

13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송소희는 “싱어송라이터 정체성 확립을 위한 중요한 순간”이라면서 “‘인포데믹스’는 본격적으로 세상에 내보인 첫 번째 프로듀싱곡이라 저에게 의미가 남다르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포데믹스’는 판별되지 않는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 속 무분별하게 이를 전하는 인간성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다룬 곡이다. 송소희가 작사, 작곡을 직접 맡았고 밴드 잠비나이의 이일우가 편곡을 담당해 힘을 보탰다.

송소희는 “진중한 노랫말과 강렬한 색채의 멜로디 라인에 맞춰 록 스타일 곡으로 완성해봤다”고 했다. 이어 “제 목소리가 국악화 되어 있다 보니 국악과 록을 섞은 크로스오버 음악이라고 느끼실 수도 있는데, 국악 요소는 전혀 넣지 않았다”며 “송소희라는 사람이 만들어낸 새로운 창작물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송소희는 최근 유튜브 채널에 기존 발표곡들과 결이 확연히 다른 신곡을 부르며 기타 연주까지 하는 모습을 담은 라이브 영상을 올려 놀라움과 감탄을 자아냈다. 싱어송라이터 송소희의 등장을 성공적으로 알린 셈이다.

그는 “애초 음원 차트 순위권 진입이나 엄청난 조회수를 기대하고 내놓은 곡이 아니었다. 그보단 제가 작업 전 과정에 참여한 창작곡으로 좋은 피드백을 받고 싶었다”면서 “곡 발표 이후 동료 음악인들까지 ‘고민을 많이 한 게 느껴진다’ ‘앞으로 어떤 음악이 나올 지 기대 된다’ 같은 좋은 반응을 보내주셔서 뿌듯함을 느꼈다”며 미소 지었다.

경기민요 전공자인 송소희는 국악과 함께하는 인생을 살아왔다. 국악계에 몸담은 지 벌써 22년이다. 올해 세는 나이로 27살이 된 송소희는 부모님의 권유로 5살 때 국악을 배우기 시작해 일찍이 두각을 드러냈고 ‘국악 신동’, ‘국악 소녀’, ‘국민 여동생’ 등으로 불리며 이름을 떨쳐왔다.

송소희는 “고등학교 때부터 국악 너머의 음악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고, 대학에서 국악을 전공하면서 국악적 색깔을 기반으로 한 창의적인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고 했다. 이어 그는 “작사, 작곡, 편곡, 믹싱 등을 하나씩 배우며 차근차근 실력을 쌓은 끝 2년 전부터 제 안에 있는 것들을 담아낸 음악을 만들면서 희열과 해소감을 느꼈다”며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제가 국악을 할 때뿐만 아니라 자유롭게 나만의 음악을 창작할 때도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돼 도전을 결심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신곡 ‘인포데믹스’는 묵직한 메시지를 품고 있는 곡이라는 점에서도 이목을 끈다. 곡명 ‘인포데믹스’는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s)의 합성어로, 부정확한 정보가 전염병처럼 빠르게 전파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송소희는 “말과 글에 대한 책임감이 결여 된 사람들이 많은 시대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가장 처음 나온 가사는 ‘아님 말구’였다. ‘아님 말구식’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이기주의자가 늘어나는 상황이 슬프다는 생각을 하면서 가사를 써내려갔다”고 말했다.

송소희는 1년 전 새 둥지로 택한 소속사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관계자들이 적잖이 놀랄 정도로 다루기 쉽지 않은 주제들을 가사 소재로 즐겨 쓰는 편이란다. 그는 “제가 폭넓은 이야기와 세상을 향한 메시지를 음악에 담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는 걸 작사를 시작하면서 알게 됐다. 아무래도 제 안에 그런 소리가 많나 보다”라면서 웃어 보였다.

이미 작업해둔 미발표곡이 꽤 쌓인 상태다. ‘인포데믹스’로 싱어송라이터 행보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송소희는 앞으로 꾸준히 자작곡을 선보이며 새로운 길을 터나갈 생각이다. 그는 “다음 곡 발표와 추후 선보일 프로젝트를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면서 “K팝도 자주 듣고, 힙합과 발라드도 좋아한다. 이번엔 록 스타일 곡이었지만 앞으로 다양한 장르와 색깔의 음악을 들려 드릴 계획이고, 가볍고 신나는 곡도 만들어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음악 또는 하고 싶은 음악을 합니다’. 송소희가 개인 SNS 계정 소개글에 적어놓은 문구다. ‘싱어송라이터 송소희’ 활동이 ‘국악소녀 송소희’를 지워내기 위한 움직임이 아닌 음악 스펙트럼 확장의 일환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송소희는 “국악 장르 신곡을 내지 않고 있는 것일 뿐 소리 연습은 요즘도 매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악 소녀’ 정체성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저라는 사람의 한켠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체득한 기술과 저만이 정서가 있어요. 게다가 음학적인 부분까지 배웠으니 그런 부분을 잘 조합한다면 세상에 없던 톤으로 저만의 차별화된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송소희만의 음악 색깔이 만들어가는 과정을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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