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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서울을 제압했다.
지난달 27일 수원에서 열린 1차전에서 2-1로 승리했던 수원은 이날 2차전에서 1-2로 패했지만 승부차기에서 10-9로 서울을 누르고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수원이 FA컵 정상에 오른 것은 2010년 이후 10년 만이다. 올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하위 스플릿에 떨어지며 7위에 그쳤던 수원은 이번 우승으로 리그에서의 아쉬움을 씻어내고 명문의 자존심을 지켰다.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하면서 포항 스틸러스와 함께 FA컵 최다 우승 기록을 세웠다. 아울러 다음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획득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선수와 감독으로서 모두 FA컵 우승을 맛보는 신기록을 세웠다. 서정원 감독은 2002년 안양 LG 시절 선수로서 FA컵 우승을 경험했다.
반면 FA컵 2연패와 올시즌 2관왕을 노렸던 서울은 마지막까지 명승부를 펼쳤지만 아쉽게 승부차기에서 무릎을 꿇었다.
수원은 1차전에 골을 터뜨렸던 조나탄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배치하고 염기훈과 이상호를 좌우 날개로 출전시키는 스리백 전술 카드를 들고 나왔다.
반면 승리를 위해 최소 2골 이상 필요한 서울은 1차전서 교체로 나섰던 아드리아노를 선발로 내세웠다. 무릎이 안좋은 박주영까지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초반 좋은 찬스는 수원이 많았다. 수원은 전반 15분 조나탄이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서울 골키퍼 유상훈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28분에도 수원 권창훈이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슈팅을 쐈지만 역시 유상훈의 손에 걸렸다.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던 수원은 전반 36분 위기를 맞았다. 중앙 수비수 이정수가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 박주영을 팔꿈차로 가격한 것. 앞서 옐로카드를 받았던 이정수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하지만 서울의 수적 우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불과 6분 뒤 미드필더 다카하기가 태클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반칙을 범했다. 역시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면서 두 팀은 10대10으로 싸우는 상황이 됐다.
두 팀 모두 전반을 득점없이 마친 가운데 후반전에서 더욱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드디어 양 팀에서 골이 터졌다. 수원은 후반 10분 조나탄의 선제골로 귀중한 리드를 잡았다.
수원의 장호익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하다가 서울 수비수 김치우에 반칙을 당했지만 주심은 수원에 어드벤티지를 선언했다. 이상호는 패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조나탄에게 패스를 내줬고, 조나탄이 수비 한 명을 제치고 터닝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이 상황에서 장호익에게 태클을 시도한 김치우가 부상을 당하면서 일어나지 못했다. 결국 앰블런스가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와 김치우를 병원으로 옮겼다.
서울이 1골만 더 넣으면 연장전으로 경기가 흘러가는 상황, 수원은 권창훈, 이상호 등 미드필더를 빼고 곽광선, 조원희 등 수비자원들을 투입해 지키기에 돌입했다. 반면 서울은 공격수들을 잇따라 보강해 역전을 노렸다.
패색이 짙었던 서울은 후반 추가시간 기적같은 결승골을 터뜨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박주영이 올린 크로스를 후반 교체투입된 장신 공격수 윤승원이 정확히 헤딩슛으로 연결해 골문을 열었다.
양 팀은 통합 스코어 3-3 동점인 상태로 연장전에 접어들었다. 연장 전·후반 30분 동안 공방을 이어갔지만 체력 저하와 실점에 대한 부담 때문에 두 팀 모두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지 못했다. 결국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고 운명은 승부차기에서 갈렸다.
서울은 1번 키커 곽태휘, 2번 키커 고요한, 3번 키커 조원희, 4번 키커 주세종, 5번 아드리아노까지 5명의 키커가 모두 깔끔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수원도 1번 키커 산토스와 2번 키커 양상민, 3번 키커 조원희, 4번 키커 조동건, 5번 키커 염기훈까지 승부차기를 성공시켰다.
이후 한 명이라도 먼저 실패하는 쪽이 패하는 서든데스가 펼쳐졌다. 서울의 6번 키커 이석현과 7번 키커 고광민, 8번 키커 조찬호, 9번 키커 윤승원은 골문 안으로 침착하게 공을 집어넣었다. 수원도 6번 키커 곽광선, 7번 키커 홍철, 8번 키커 구자룡, 9번 키커 장호익이 무난히 킥을 차넣었다.
결국 골키퍼의 킥 대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10번 키커로 나선 서울의 유상훈 골키퍼가 찬 공은 골대를 벗어났다. 반면 수원 골키퍼 양형모의 슈팅은 골문 안으로 들어가면서 수원의 우승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