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니퍼트가 외국인 선수 최초로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최고의 외국인 투수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해보인 순간이었다.
니퍼트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 선발등판해 6회까지 7피안타 2볼넷에도 1실점(무자책)으로 막고 팀의 9-2 승리를 이끌었다.
니퍼트는 이날 승리를 추가하며 시즌 10승째를 챙겼다. 한국 무대 데뷔 첫 해인 2011년 15승(6패)를 거두며 연착륙한 니퍼트는 2012년 11승, 2013년 12승에 이어 올시즌도 10승째를 따내며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채웠다. 이는 프로야구 통산 19번째 있는 기록이다. 외국인 선수로는 최초라는 점에서 의미는 깊었다.
니퍼트에게도, 팀에게도 중요한 경기였다. 니퍼트는 등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뒤 13일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호투로 부상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걱정과 주변의 우려를 지울 필요가 있었다. 2연패에 빠진 두산 팀 입장에서 봤을 때도 4위 롯데와 만나 반드시 승리해야하는 경기였다. 4위 롯데와는 2게임차. 시즌이 막바지로 향해 가는 요즘, 이번 2연전은 승차를 좁힐 최고의 기회였다.
니퍼트는 1회 수비 실책이 빌미가 된 위기서 첫 실점하긴 했지만 대량 실점은 막아내며 고비를 넘겼다. 2사 후 손아섭에게 2루타, 최준석에게 볼넷을 내준 니퍼트는 박종윤의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나온 2루수 오재원의 1루 악송구로 허무하게 점수를 뺏겼다. 그래도 황재균은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땅볼 유도, 더 이상 실점은 막았다.
이후 6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완벽하진 않았지만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과 완급조절로 위기를 넘겨냈다. 푹 쉰 덕분인지 직구 최고구속도 시속 155km까지 찍었다. 묵직한 힘도 느껴졌고 변화구의 위력까지 배가됐다.
선두타자 장성우를 상대로 유리한 카운트에서 안타를 맞아 내보낸 2회엔 진루타 이후 하준호, 정훈을 변화구, 직구로 뜬공 처리했다. 3회도 최준석의 안타가 있었지만 2사 후 박종윤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4회도 하위타순을 맞아 위기를 맞았다. 1사 후 장성우와 승부하는 과정에서 볼넷이 나왔고 박기혁은 바깥쪽 꽉찬 직구로 루킹 삼진으로 처리, 한숨을 돌린 니퍼트. 하준호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정훈의 타석에선 와일드피치까지 나왔다. 이번 위기도 정훈을 변화구로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유리한 볼카운트를 가져간 것이 효과적이었다. 니퍼트는 5,6회 선두타자를 내보냈지만 연거푸 병살타를 얻어내며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경기 후 니퍼트는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기록은 모르고 있었다. 운이 좋게 팀을 잘 만났고 좋은 팀에서 뛰다보니 이런 결과까지 얻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부상 부위에 대해서는 “괜찮다. 통증이 없다”고도 말했다.
니퍼트는 1회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도 보였다. 여기에 실책까지 겹치며 실점까지 했다. 여러모로 마운드에서 안정을 찾지 못했던 상황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선 “모든 사람(심판)이 다 완벽할 순 없다. 알고 있지만 그 당시엔 그런 생각이 잘 안돼고 화가 났다. 쉬면서 숨도 고르고 그렇게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참고 마음을 가라앉혔다”고 돌아봤다.
이어 “오늘은 직구가 구속은 나왔는데 제구가 잘 되지 않아서 중요한 승부처마다 변화구를 앞세웠다”고 호투 비결을 밝힌 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최대한 잘 던지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