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③]'한국의 수전보일, 가능할까'...일반인 프로그램의 허와실

  • 등록 2009-05-11 오후 1:35:57

    수정 2009-05-11 오후 1:37:31

▲ 영국의 '브리튼즈 갓 탤런트'에 출연해 스타덤에 오른 수전 보일과 폴 포츠, 한국의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 Mnet '슈퍼스타 K'와 최근 화제 속에 종영한 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보통사람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프로그램은 세계적인 추세다.

영국 길드홈 뮤직앤드라마스쿨에 재학중인 손수경을 스타덤에 오르게 한 영국 ITV '브리튼즈 갓 탤런트’를 비롯해 ‘아메리칸 아이돌’ ‘프로젝트 런웨이’ 등 보통사람이 출연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제작돼 선보여지고 있다.

보통사람 프로그램의 강점은 저비용 고효율이라는데 있다. 경제 불황이 계속되면서 비용대비 효과가 뛰어난 점은 보통사람 프로그램의 최고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국내 보통사람 프로그램은 사실 순수한 의미의 보통사람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보통 사람을 앞세운 스타마케팅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철저하게 일반인을 앞세우는 ‘스타킹’이나 ‘슈퍼스타’같은 프로그램들도 물론 있지만 국내 프로그램들의 경우 시청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보니 순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보다는 대부분 스타와 관계된 일반인을 정면에 내세우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스타의 가족들이나 친구들을 앞세울 경우 시청률은 어느정도 보장되는 측면이 있는 반면, 신선함이 감소된다는 단점 또한 적지 않다.

동시에 일반인 프로그램의 강점인 제작비의 절감도 큰 메리트가 되지 못한다. 해외의 경우 스타들에게 천문학적인 출연료를 지급해야 하는 부담감에 방송사들이 일반인을 내세운 쇼로 짭짤한 재미를 보지만 국내는 기존 스타가 그대로 출연하는 경우가 많아서 불황기 국내 방송사의 위기 탈출의 모델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연예인 지망생이나 신인을 일반인으로 가장해 프로그램에 출연 시킨 뒤 화제와 인기를 모으면 곧바로 데뷔시키는 이른바 '눈가리고 아웅' 캐스팅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는 불황에 신인가수 혹은 신인탤런트를 발굴하는데 어려움을 느껴온 기획사들과 재능 있는 일반인 캐스팅에 어려움을 겪는 제작진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종종 발생하는데 이 경우 방송사와 기획사 모두 시청자를 속였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외모 중심의 방송 제작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실 국내의 이와같은 외모지향적 방송환경 속에서는 ‘브리튼즈 갓 탤런트’를 통해 세계적인 슈퍼스타로 발돋움한 수전 보일이나 폴 포츠 같은 이들을 만들어 낼 수 없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TV는 오랜기간 선남선녀를 선호해왔다. ‘얼짱’ ‘몸짱’ ‘S라인’ 등 외모를 중요시 하는 단어를 스스럼없이 정면에 내세우는 지금의 일반인 프로그램에서 못 생긴 일반인을 재주와 상관없이 출연시키는데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일반인 프로그램 포맷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수십 년 전부터 계속된 진기명기나 대학명물을 소개하는 포맷만을 고집하기보다는 ‘프로젝트 런웨이’처럼 디자이너 선발과 같은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일반인 스타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OBS경인TV '독특한 연예뉴스', '윤피디의 더 인터뷰'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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