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오는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의 개봉을 앞두고 2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열두 살의 첫사랑 나영(그레타 리 분)과 해성(유태오 분)이 24년 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 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넘버3’ 송능한 감독의 딸인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장편 데뷔작이다. 한국계 배우 그레타 리와 한국인 배우 유태오, 미국 배우 존 마가로가 각각 나영과 해성, 미국인 남편 아서 역을 맡아 애틋한 서사를 이끈다. 셀린 송 감독은 이 입봉작으로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작품상 후보에 오른 것은 물론, 미국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 작품상과 감독상, 고담 어워즈 최우수 작품상 등을 휩쓸었다.
유태오는 ‘패스트 라이브즈’에서 첫사랑 나영과의 기억을 간직한 남주인공 ‘해성’ 역을 맡아 짙고 애틋한 열연을 보여줬다. ‘패스트 라이브즈’에서의 연기가 호평을 받았고, 수상은 불발됐으나 최근 열린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남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경험했다. 그는 당시 ‘오펜하이머’의 킬리언 머피를 비롯해 ‘바튼 아카데미’의 폴 지아마티, ‘솔트번’의 배리 키어건,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의 브래들리 쿠퍼 등 쟁쟁한 할리우드 스타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유태오는 먼저 ‘패스트 라이브즈’가 오는 3월 10일(현지시간) 열릴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의 후보가 된 것에 대해 “너무 감사히도 오스카 후보에 올려주셨다. 10일 시상식인데 국내 개봉이 그 전인 3월 6일이라 그런가, 마치 월드컵처럼 사람을 긍정적으로 긴장하게 만드는 느낌이다. 같이 파이팅을 하는 기분”이라고 밝혔다.
유태오는 “그 전까지 솔직히 실감이 안 났다. 내가 사실 앞뒤없이 현재만 보고 사는 사람이다. 그런데 막상 시상식 아침에 우리 매니저가 수상 소감을 준비했냐고 묻더라. 절대 될 거란 생각을 안 해서 준비 안하고 있었는데 ‘6분의 1의 찬스라도 믿어봐야 하지 않겠냐’는 말을 듣고 너무 긴장이 됐다. 시상식 두 시간동안 내 차례가 다가올 때까지 혼자 머리 속을 계속 리허설을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킬리언 머피가 ‘오펜하이머’로 수상을 해서 너무 안심이 됐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그는 킬리언 머피에 대해 “내가 20년 전부터 킬리언 머피의 모든 작품들을 보며 연기 공부를 했다. 폴 지아마티도 그렇고 내가 공부할 수 있게 앞서 갔던 배우들과 시상식 시즌에 계속 마주치며 인사를 나눴다. 그렇게 여러 번 만나니 그 사람들이 나온 다른 영화들을 다 챙겨 보게 되더라”며 “그래서 영국 아카데미 때 용기를 내 킬리언 머피에게 직접 다가가 ‘당신이 이겨서 너무 좋다’고 인사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킬리언 머피가 내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을 만났냐‘고 묻더라. 내가 못 만났다고 했더니 킬리언 머피가 그대로 크리스토퍼 놀란을 찾아가 나를 소개시켜줬다”며 “놀란 감독도 우리 영화를 봤다는 소식들이 있었고, 거기에 나 역시 안심하며 팬이라고 인사를 건넸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메멘토‘부터 당신의 모든 작품을 챙겨봤다고 이야기했고, ’한국 배우 필요하면 내가 오디션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도 농담했다”며 “연기하는 거 봤으니 걱정 말라고 대답해주더라”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오는 3월 6일 국내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