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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베테랑 파이터 타이슨 남(40·미국)은 의령 남씨다. 그게 무슨 얘기냐고? 황당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이다. 바로 한국인의 후손이기 때문이다.
1900년대 초반 하와이에선 조선에서 이주한 남성 노동자들과 젊은 여성들의 결혼이 줄을 이었다. 이들은 하와이에 뿌리를 내리고 후손을 낳았다. 타이슨 남의 증조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당시 조선에서 넘어온 이민자였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하와이에서 태어나긴 했지만 순수 한국인이었다.
물론 타이슨 남은 하와이 원주민의 피가 섞였다. 한국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한국말도 낯설다. 하지만 자신이 한국계라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그걸 자랑스러워 한다.
타이슨 남은 “나는 굉장히 많이 희석된 한국계 미국인이다”며 “내 조부모도 하와이에서 태어났다. 두 분은 완전히 한국계였지만 이미 하와이에서 태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한국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지만 분명 가고 싶은 나라다”며 “왜냐면 그곳에 내 뿌리가 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타이슨 남은 국내에선 낯선 이름이지만 미국 종합격투기, 특히 플라이급(56.7kg 이하)에선 나름 유명하다. 통산 34번 경기를 치러 21승 12패 1무승부를 기록 중이다. 2019년부터 UFC에서 활약하면서 6전을 치러 3번 이기고 3번 졌다. UFC 데뷔 직후 2연패를 당했지만 최근 4경기에선 3승 1패다. 3번의 승리 모두 KO 또는 TKO승이었다.
타이슨 남은 한국시간으로 12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버진 호텔 극장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나이트 221’에서 브루누 실바(33·브라질)와 대결을 펼친다. 통산 12승 5패 2무승부 1무효 전적일 보유한 실바는 최근 UFC에서 2연속 피니시 승리를 기록 중이다. 현재 UFC 플라이급 랭킹 15위인 타이슨 입장에선 이번 경기를 이기면 10위권 이내 진입도 기대해볼만 하다.
타이슨 남은 “상대 선수인 실바는 대단한 파이터다. KO파워가 뛰어나고 주짓수 블랙벨트다”며 “정말 좋은 선수라 생각한다. 이번 경기에서 나를 시험해보고 싶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타이슨 남은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지금이 최전성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전까지는 프로 운동선수처럼 살지 않았다. 운동이 끝나면 나가서 술마시고 놀았다”며 “부상을 당하고 복귀한 이후에는 건강하게 음식을 먹고, 더 자주 훈련하고, 더 많이 잔다. 운동선수다운 생활을 하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타이슨 남의 목표는 한국에서 경기를 치르고 멋진 승리를 일궈내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초 한국에서 열릴뻔 했던 UFC 서울대회 출전을 강력하게 희망했고 오퍼도 받았다. 대회가 무산되면서 한국에 오는 것도 미뤄졌지만 언젠가 다시 대회가 열리면 꼭 출전하고 싶단다.
“아직 한국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한국에 가서 한국의 상징인 빨간색 경기복을 입고 싸우고 싶었다. UFC에서 싸우는 한국 선수가 아주 많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또 한국에서 또 대회를 준비한다면 UFC가 날 꼭 넣어주길 기대한다. 전 세계팬들, 특히 내가 대표하는 나라인 한국 팬들을 위해 흥미진진한 경기를 선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