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선수에 대해 폭로합니다"

  • 등록 2021-02-22 오후 1:45:52

    수정 2021-02-23 오후 1:48:34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이 이재영, 이다영 선수의 학폭 논란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자매와 갈등을 빚은 것으로 전해진 같은 팀 소속 김연경 선수에 대한 미담이 뒤늦게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1일 온라인커뮤니티에는 ‘김연경 선수에 대해 폭로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자신이 배구가 아닌 타 종목 선수 출신이라고 밝히며 “김연경 선수는 저의 고등학교 시절 코치님과의 인연으로 저희 학교 숙소에 놀러 오게 되어 처음 알았다”며 “그때도 김연경 선수는 흥국생명팀 소속으로 실력 있고 인정받는 스타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당시) 고등학생이라 창피해서 김연경 선수에게 다가가기 어려워 그냥 눈치만 보고 있었다”며 “그때 (우리들) 먹으라고 바나나 한 박스, 파인애플 한 박스, 아이스크림을 엄청 많이 사왔다. 먼저 다가와 배구도 같이 하고, 저희가 하는 종목도 함께 하면서 놀았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김연경 선수와의 인연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몇 달 후 큰 부상으로 수술까지 해 입원하게 된 A씨는 “선수생활을 이어가지 못할 만큼 크게 다쳐 모든 세상이 끝난 것 같았고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밝혔다.

A씨는 “그러던 어느 날 김연경 선수가 제가 입원한 병원에 병문안을 왔다. 값비싼 아이스크림, 과일, 죽 등을 사 들고 왔다. 당시에도 워낙 유명해서 병원 사람들이 전부 웅성웅성하고 저희 엄마도 입을 벌리고 쳐다보고 계셨다”며 “저희 엄마에게도 어머님~어머님 하며 재밌게 이야기도 해주고 좋은 말도 많이 해줬다”고 전했다.

A씨는 그 덕에 부정적인 생각도 더 하지 않고 재활을 하며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정말 감사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씨는 “재활할 때도 김연경 선수가 소고기를 사주며 응원해줬고 이후 배구 구경을 가면 이름도 불러주고 사진도 꼭 찍어줬다. 사람을 정말 소중하게 여기시는 분”이라며 “종목도 다른, 보잘것없는 고등학생인 저에게 운동선수 후배라는 이유로 이렇게 잘 챙겨주는 걸 보고 배구 선수 후배, 지인들은 더 소중하게 여길 거라 생각한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사건들도 잘 해결되고 김연경 선수도 부상 없이 시즌 잘 마무리하길 기도하겠다”고 응원했다.

한편 김연경은 지난 1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홈 경기에서 24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흥국생명의 세트 스코어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김연경은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힘들었다. 힘든 가운데에서도 분위기를 올리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면서 이재영·이다영 선수의 학교폭력 논란을 에둘러 언급했다.

특히 그는 학폭 논란 이후 해당 선수들로부터 연락을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없었다”고 짧게 답했다.

그러면서 김연경은 “선수들 개개인이 더 책임감을 느끼고 좋은 경기력으로 많은 팬에게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최선을 다해서 코트 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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