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후 홍콩국제공항에서는 이륙을 준비하던 서울행 대한항공 여객기가 360여명의 승객들을 내리게 한 뒤 보안점검을 다시 받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륙 직전 비즈니스석과 퍼스트석, 이코노미석에 각각 있던 20대의 중국인 2명과 홍콩인 1명이 ‘급한 일이 있다’며 하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승객이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내릴 경우 다른 승객들 전원이 내린 뒤 점검을 받는 것은 안전규정이다. 이로 인해 비행기는 예정보다 1시간여 늦게 이륙했다.
대한항공 측은 이 승객들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현지 경찰에 조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유없음’으로 훈방조치됐다. 이 승객들이 부담한 것은 소정의 환불 수수료와 노쇼 패널티(예약부도 위약금) 정도다. 하지만 1시간 이상 이륙이 지연될 경우 항공사에서는 공항공사 등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추가발생한다. 출발 지연으로 목적지에 늦게 도착하게 될 승객, 좌석을 채우지 못한 항공사, 이 좌석을 이용해야 했지만 티켓을 구입하지 못한 승객들에게도 유무형의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스타의 출국 일정에 맞춰 공항으로 팬들이 몰려들면서 공항 이용객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꼭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더라도 탑승 게이트 앞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모습을 직접 보겠다는 일념으로 비행기 티켓을 구매했다가 환불하는 팬들도 늘고 있다.
한편 항공업계에서는 내년부터 탑승수속 후 탑승을 하지 않은 승객들에 대해 사유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기존 노쇼 패널티 외에 20만원(해외지역 200달러)을 할증하기로 해 극성 사생팬들에 대한 조치로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