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껄그러운 에드가와 대결 이유? 이기면 챔피언 온다"

  • 등록 2018-09-19 오후 4:05:00

    수정 2018-09-19 오후 4:05:33

UFC 파이터 ‘코리안 좀비’ 정찬성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연습실에서 열린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공개훈련을 선보이고 있다. 정찬성은 오는 11월 11일 미국 덴버 펩시 센터에서 개최되는 UFC 파이트 나이트 139에 참가해 페더급 랭킹 3위 프랭키 에드가와 메인이벤트 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1년 9개월 만에 UFC 옥타곤에 들어서는 ‘코리안 좀비’ 정찬성(31·코리안좀비 MMA)이 껄끄러운 정상급 상대와 복귀전을 치르는 이유를 밝혔다.

정찬성은 오는 11월 11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펩시 센터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139’ 메인이벤트에서 페더급 랭킹 3위 프랭키 에드가(37·미국)와 메인이벤트 경기를 치른다.

에드가는 정찬성이 속한 페더급에서 최정상급 파이터로 인정받는다. 지금 활약하는 페더급보다 한 체급 위인 라이트급 챔피언을 지낸 적도 있다. 지난 4월에는 최두호를 이겼던 컵 스완슨(미국)을 꺾고 건재함을 증명한 바 있다.

경기를 했다하면 상대를 초살시켰던 전성기 시절의 정찬성이라면 에드가는 충분히 레벨에 걸맞는 선수다. 하지만 정찬성은 지난해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돼 긴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3년 6개월이라는 긴 공백을 딛고 돌아와 데니스 버뮤데즈를 1라운드 KO로 제압하고 화려하게 컴백했지만 다시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이 찾아왔다.

정찬성 입장에선 복귀전에서 조금 쉬운 상대를 선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정찬성은 싸울 수 있는 몸상태가 되자 UFC 측에 “에드가와 붙여달라”고 요구했다. 조금은 무모해보이기까지 한 선택이었다.

정찬성은 19일 서울 반포동 4TP 피트니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에드가와의 대결을 원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UFC측으로부터 ”에드가와의 경기에서 이기면 타이틀전을 보장하겠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내 경기 스타일이 에드가와 잘 맞지 않는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 부분을 이겨내지 못하면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찬성은 현 UFC 페더급 챔피언인 맥스 할러웨이(미국)가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러시아)와 경기를 앞두고 했던 말도 소개했다.

그는 “할러웨이가 하빕과 싸우겠다고 하자 주변에서는 다들 미쳤다고 했다. 한 선수는 하빕을 상대로는 절대로 못 이긴다고 했다”며 “그러자 할러웨이가 그 선수에게 이런 말을 했다. ‘그래서 네 이름을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고. 이 말을 무척 감명 깊게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에드가는 워낙 스피드가 빠르고 레슬링 실력이 뛰어난 선수다. 상대적으로 레슬링이 약한 정찬성에게는 다소 거북한 스타일이다. 하지만 정찬성은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정찬성은 “에드가는 원래 하던 레슬링으로 나올 것이다. 나를 넘어뜨려 지치게 만든 뒤 판정이나 서브미션을 노릴 것이다”며 “말도 안되게 타격을 맞붙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그런다면 내게 더 좋은 상황이 된다. 지금은 레슬링을 더 보완하는 쪽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1년 9개월 만의 복귀지만 경기 감각 문제도 없다고 큰소리쳤다. 정찬성은 “오랜만에 치르는 경기지만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는다”며 “UFC 레벨에서 뛰는 선수라면 시합을 많이 안 뛰어도 제대로 운동만 한다면 실력이 는다고 생각한다. 멋진 승리를 거두고 돌아와 다시 기자회견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무릎을 다치고 나서 한 달 정도는 ‘그냥 포기할까’ 고민도 했다”고 털어놓은 정찬성은 “수술 후 하체 운동을 하면서 다리가 더 강해진 것을 확인해 나도 놀랐다. 더 약해졌거나 이상이 있었다면 포기했을텐데 그러지 않았다. 지금 컨디션이 너무 좋고 부상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최전성기였던 20대 시절과 30대로 접어든 지금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과거에는 나를 위한 파이터였다면 지금은 가족을 위한 파이터가 됐다”며 “신체적인 부분은 20대에 비해 떨어졌지만 경험은 훨씬 더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뒤 동네 사람들이 갑자기 알아본다며 “UFC 경기 열 번 하는거 보다 라디오스타 한 번 나가는게 훨씬 낫더라. 아파트에서 아줌마들 사이에 스타가 됐다”고 너스레를 떤 정찬성은 ”어쨌든 한국에서 돈을 벌고 스폰서를 받기 위해선 대중적으로 유명해질 필요가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앞으로 남은 50여일간 본격적인 경기 준비에 돌입하게 되는 정찬성은 ”지난번 조제 알도와의 타이틀전은 갑작스럽게 출전하게 돼 정신이 없었다. 이번에는 땜방이 아닌 실력으로 타이틀에 도전해 챔피언 벨트를 가져오겠다”고 약속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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