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마무리 봉중근, 암투병 부친과 감동적 시구 연출

  • 등록 2012-09-21 오후 7:02:59

    수정 2012-09-21 오후 7:07:11

2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LG 봉중근이 아버지 봉동식 씨와 시구, 시타를 마치고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봉동식 씨는 2003년 대장암 진단을 받아 수술을 받고 완쾌됐으나 암이 간으로 전이돼 현재 투병 중이다. 사진=뉴시스
[잠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LG 트윈스의 특급 마무리 봉중근(32)이 암 투병 중인 아버지와 함께 감동의 시구를 연출했다.

봉중근의 아버지인 봉동식(71)씨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롯데와의 경기에 앞서 시구를 던지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간암 말기로 건강이 편치 않은 봉동식씨는 현재 국립암센터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 하지만 이날 시구를 위해 특별히 외출 허락을 받아 아들이 뛰는 잠실구장을 직접 방문했다.

아들이 항상 서는 마운드 위에서 아들 대신 선 봉동식씨는 “LG 트윈스 파이팅”이라고 크게 외친 뒤 포수 미트를 향해 힘차게 공을 던졌다. 물론 포수석에서 공을 받은 선수는 다름 아닌 봉중근이었다. 시구를 던지고 받는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는 따뜻한 정이 가득했다.

봉중근이 한국 최고의 투수로 성장하는데 있어서는 20년 넘게 택시 운전을 하면서 뒷바라지를 했던 아버지 봉동식씨의 노력이 컸다. 그러던 와중 2003년 대장암 진단을 받은 봉동식씨는 그 해 수술을 받았지만 암세포가 간으로 전이되면서 또다시 끝없는 투병에 돌입했다.

봉중근이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에서 활약하다 국내에 돌아오게 된 결정적인 이유 역시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서였다. 이날 시구도 봉중근이 아버지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주기 위해 준비한 것이었다.

시구에 앞서 아들에게 직접 투구 동작을 지도받은 봉동식씨는 “이 자리에 서게 돼 정말 기분이 좋다”며 “처음에 아들이 야구한다고 했을 때 반대를 많이 했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 자랑스럽고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봉중근 역시 “항상 아버지가 공을 던지고 내가 받는 이런 순간을 꿈꿔왔다. 늘 상상만 했는데 드디어 이뤄지게 됐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봉동식씨는 이달 말까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퇴원을 할 예정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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