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컵> 유창현-박희도, '2년차 듀오'의 동상이몽

  • 등록 2009-09-15 오후 12:20:40

    수정 2009-09-15 오후 12:21:28

▲ 포항스틸러스의 유창현(왼쪽)과 부산아이파크의 박희도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포항스틸러스(감독 세르지오파리아스)와 부산아이파크(감독 황선홍)가 피스컵코리아 우승트로피를 놓고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양 팀은 16일 오후7시30분 포항스틸야드에서 피스컵코리아2009 결승 2차전을 치러 우승컵의 향배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열린 1차전에서 1-1로 비겨 우열을 가리지 못한 만큼 2차전 결과에 따라 '천국'과 '지옥'이 결정된다.

일단 분위기면에서는 포항이 한결 앞서 있다. 파리아스 감독이 이끄는 '강철군단' 포항은 5월 이후 정규리그 12경기서 단 한차례도 패하지 않으며 신바람 질주를 지속하고 있다. 제주와의 최근 경기에서는 무려 8골을 쓸어담으며 K리그 한 경기 최다득점 신기록도 세웠다.

최근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 최근 대 부산전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 올 시즌 홈 무패(5승7무) 등 우승 전망을 밝히는 지표들도 수두룩하다.

반면 부산은 황선홍 감독이 일궈낸 '젊은 스쿼드'에 기대를 건다. 최근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이승현을 비롯해 양동현, 이강진, 강승조 등 팀 내 '젊은 피'들이 고비마다 중요한 몫을 해내고 있다. 부산이 8강에서 성남을, 4강에서 울산을 각각 제압하며 '천적' 관계를 청산할 수 있었던 것 또한 패기의 힘이었다. 부산이 두 팀을 상대로 승리를 맛본 건 공히 4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황선홍호가 근래 들어 부진을 거듭하며 정규리그서 14위로 처진 건 '팀 분위기' 측면에서 적잖이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피스컵코리아 뿐만 아니라 정규리그, AFC챔피언스리그까지 3마리 토끼를 쫓고 있는 포항과 달리 피스컵 한 가지에만 집중할 수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유리한 점도 있다.

이렇듯 각자 장점이 또렷한 두 팀의 맞대결을 앞두고 가장 주목받는 두 명의 선수가 바로 프로 2년차 공격자원 유창현(포항)과 박희도(부산)다.

유창현은 말 그대로 '깜짝 스타'다. 지난해 대구대를 졸업하고 프로무대에 도전장을 냈지만 2군 무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23경기서 13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오르는 등 선전을 펼쳤음에도 주목하는 이는 드물었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파리아스 감독의 눈에 띄어 1군 스쿼드에 이름을 올리면서 '인생 역전'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쟁쟁한 경쟁자들의 틈새 시장을 공략해 꾸준히 출전 기회를 부여받았고, 결정적인 상황에서 화끈한 득점포로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19경기서 11골4도움을 기록한 유창현의 활약은 'K리그 정상급'이라는 수식어를 달기에 모자람이 없는 수준이다.

반면 박희도는 꾸준함이 돋보인다. 지난해 데뷔와 함께 주전을 꿰찼고, 26경기서 4골4도움을 기록하며 신인왕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2년차에 접어든 올 시즌 성적 또한 준수하다. 29경기에 나서 5골6도움을 올리며 데뷔 시즌을 능가하는 맹활약을 보이고 있다. '2년차 징크스'도 박희도의 상승세를 꺾지 못한 셈이다.

올 시즌 유창현과 박희도는 피스컵 무대에서 4골씩을 터뜨리며 나란히 득점랭킹 최상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만약 결승 2차전에서 골을 추가할 경우 소속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것은 물론, 득점왕에 오를 가능성도 높아진다. 일석이조의 기회가 눈 앞에 펼쳐진 셈이다.

정규리그 성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산에서 '해결사'이자 '기대주'로 주목받는 박희도. 그리고 2군무대에서의 시련을 발판 삼아 '강철군단 선봉장'으로 우뚝 선 유창현. '피스컵 우승'에 도전장을 던진 두 2년차 공격수의 동상이몽(同床異夢)이 어떤 결과로 나타나게 될 지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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