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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파리올림픽 선수단복 대신 양복을 입은 전상균 조폐공사 화폐본부 차장은 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 마련한 챔피언스 파크에서 열린 ‘메달 재배정 행사’에 등장했다. 전상균이 등장하자 관중의 환호성이 터졌다. 이제 역도 선수가 아닌 평범한 직장인이 됐지만 전상균이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의 주인으로 12년 만에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런던 대회 남자 역도 최중량급에서 전상균은 러시아의 알베고프에 밀려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알베고프는 당시 도핑 테스트를 통과해 동메달을 차지했는데, 5년 뒤 최신 기법으로 다시 실시한 검사에서 금지약물 복용이 드러났다.
올해 3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알베고프의 동메달을 박탈하고 전상균을 진짜 동메달리스트로 인정했고 파리에서 메달 재배정 행사를 개최했다.
이같은 전상균의 사례를 미국 뉴욕타임스도 주목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7일 전상균과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이 매체는 ‘뒤늦은 메달로 올림픽의 가슴 아픈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까’라는 기사에서 “한 역도 선수가 2012년 쓰라린 패배를 당한 후 자신의 스포츠 분야에서 물러났다. 이젠 그와 함께 미국 피겨스케이팅 팀을 포함한 다른 선수들이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메달을 받는다”고 전했다.
전상균은 메달 재배치 행사 후 인터뷰에서 “12년 전 올림픽 현장에서의 기분이 지금 살아날까 걱정했는데, 오늘 시상식에 참가해보니 그래도 위로가 됐다”며 “당시에는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아쉬움도 잊고 살았다. 금지약물 복용은 근절돼야 한다. 이런 메달 재배치가 약물 근절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전상균은 “원래 생각하지 않았던 돈이다. 주는 대로 받겠다”며 “아내가 ‘노후자금으로 쓰자’고 해서 잘 저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상균의 가족은 ‘역도 집안’이다. 아내도 역도 코치이고, 자녀인 17세 전희수 양은 지난 6월 여자 고등부 76kg급에서 합계 한국 학생 신기록(233kg)을 세운 역도 유망주다. 전상균은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뒤늦게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이전에는 이룰 수 없다고 생각했던 꿈, 즉 코치가 되겠다는 꿈이 다시 불타올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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