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났다' 모비스-오리온, 4강 플레이오프 관전포인트

  • 등록 2016-03-03 오전 10:18:30

    수정 2016-03-03 오전 10:18:30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 사진=연합뉴스
추일승 고양 오리온 감독.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시즌 내내 치열한 경쟁을 벌인 두 팀이 챔피언결정전 문턱에서 제대로 맞붙었다. 정규리그 2위 울산 모비스와 3위 고양 오리온이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대결한다.

오리온은 지난 1일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6강 PO 3차전에서 원주 동부를 79-67로 이기고 3연승으로 4강 PO에 진출했다. 오리온이 4강 PO에 오른 것은 2006~2007시즌 이후 9년 만이다.

첫 관문을 넘은 오리온의 다음 상대는 모비스다. 모비스와 오리온은 오는 8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4강 PO 1차전을 치른다.

올 시즌 상대전적은 모비스가 오리온에 4승2패로 앞서 있다. 모비스는 1,2라운드에서 오리온에게 패했지만 이후 4연승을 거두며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이번 플레이오프 승부는 예측불허다. 오리온은 동부와의 6강 플레이오프를 3경기로 마감하며 체력소모를 최소화했다. 오히려 경기 감각 면에선 정규시즌 마감 후 2주 넘게 실전을 치르지 않은 모비스보다 오리온이 우세하다.

▲‘승승장구’ 유재학 감독 vs ‘우여곡절’ 추일승 감독

유재학(53) 모비스 감독과 추일승(53) 오리온 감독은 1963년생에 82학번 동기다. 심지어 실업농구 기아자동차가 창단할 당시 창단멤버이기도 했다.

하지만 농구인생은 사뭇 달랐다. 유재학 감독은 승승장구했다. 학창시절부터 ‘천재가드’로 이름을 날렸고 성인무대에 오른 뒤에는 국가대표 주전 가드로 활약했다.

프로 감독이 된 뒤에는 우승 트로피만 5개를 들어 올렸다. 국가대표 사령탑을 맡아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끌기도 했다. 선수로서나 감독으로서 누구보다 성공적인 농구 인생을 살아왔다.

반면 추일승 감독은 굴곡이 심했다. 홍익대를 거쳐 기아자동차에 입단했지만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하고 거의 벤치를 지켰다.

은퇴 후에는 상무 감독을 거쳐 부산 KTF, 오리온에서 10년 넘게 감독 생활을 했지만 정작 우승 경력은 없다. KTF 감독 시절인 2006~2007시즌 유일하게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유재학 감독이 이끈 모비스에 7차전 끝에 패했다.

4강 진출을 확정 지은 뒤 신경전도 볼만하다. 추일승 감독이 “이제 유재학 감독이 양보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재밌게 도발하자 유재학 감독은 “정말 많이 이기고 싶은 모양이다. 얼마나 이기고 싶겠나”고 재치있게 맞받아쳤다.

▲‘토종 최고가드’ 양동근 vs ‘용병 최고가드’ 조 잭슨

두 팀의 6강 플레이오프는 양동근 대 조 잭슨의 가드 대결이 키포인트다.

양동근은 한국 최고의 가드다. 특히 오리온을 상대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다. 양동근은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3.6점을 기록했다. 반면 오리온과의 6경기에선 평균 20.0점을 거뒀다. 특히 5, 6라운드에선 각각 26점 7어시스트, 27점 6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변수는 양동근의 몸 상태다. 양동근은 지난달 16일 정규리그 6라운드 원주 동부 전에서 오른쪽 갈비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다.최악의 경우 4강 PO 출전이 어려울 수도 있다.

반면 오리온의 조 잭슨은 안드레 에밋(KCC)과 더불어 가장 성공한 단신 용병이다. 180cm의 작은 키에도 불구, 자신보다 훨씬 큰 상대 선수를 앞에 두고 덩크를 내리꽂는다. 화려한 드리블과 패스능력도 일품이다.

다만 욕심을 버릴 필요가 있다. 경기 중 개인플레이에만 신경 쓰다가 실책을 범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얼마나 팀플레이에 녹아들면서 수비, 패스 등 궂은 일에 참여하느냐가 오리온으로선 중요한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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