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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로 이렇게 치열한 전개가 펼쳐진 적은 없다. 4위부터 꼴찌까지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 시즌 막판까지 이어진 것은 올 시즌이 처음이다. 모두들 “이런 상황은 정말 겪어보지 못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과연 모든 팀들이 진짜 4강에 갈 만한 자격을 지녔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
5할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4강을 간 팀들은 그 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처럼 많은 팀들이 얽혀 있어 어느 팀이 가도 이상할 것 없는 경우를 찾긴 어렵다.
이 승부에도 결국 승자와 패자가 갈릴 것이다. 1팀만 웃고 나머지 5팀은 눈물을 삼키게 될 것이다.
프로의 세계에는 늘 승자와 패자가 나오게 돼 있다. 문제는 이번에 패한 팀들이 과연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에 달려 있다. 혹 지금 붙잡고 있는 4강 신기루가 팀의 미래에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다.
인사권은 어디까지나 구단이 쥐고 있는 문제다.
다만 지금의 4강 싸움이 그 때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4강 착시 효과가 잘못된 판단을 만들게 되면 당장 올시즌의 부진이 아닌 장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팀에 따라 필요한 감독 유형이 있다. 또 한국 야구계엔 감독을 할 만한 인재들이 적지 않다. 중요한 건 적재적소다. 과연 팀이 꼭 필요로 한 지도자를 제대로 뽑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현재의 4강 싸움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는 이유다.
팀 별로 사정이 다 다르다. 실제 싸울만한 전력을 갖춘 팀이라면 실전에 능한 감독이 적격일 것이다. 당장 우승을 노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육성에 강한 지도자에게 눈을 돌리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반대로 육성이 필요한 팀이라면 감독과 상의를 통해 다양한 트레이드를 모색해 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제대로 된 현실 파악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라 말한다. 감독이 당장 그라운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적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선수가 제대로 뛸 수 있게 만드는 역할에 있어서의 감독은 매우 중요하다. “감독이 선수들을 잘 하게 만들지 못할 수는 있어도 잘 못하게 할 수는 있다”는 웃픈 농담이 생겨난 이유다.
꼬인 실타래를 되돌려야 하는 팀도 있고, 맘 먹고 장기 프로젝트를 세워야 할 팀도 있다. 또 정말 해볼만 했는데 성과를 내지 못한 팀도 보인다.
그런데 모두 4강을 노려보고 있다. 내년을 준비하려던 팀 들 중에서도 당장 급하지 않은 것은 뒤로 밀린 팀들도 있다. 포스트시즌에 나가면 할 수 없는 일들은 미루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지금은 얼마든지 설레도 좋다. 다만 모든 가능성이 사라진 뒤엔 그야말로 냉철한 자기 비판과 정확한 판단이 내려져야 할 것이다.
야구는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하니까. 그리고 프로야구는 팬을 위해 존재하며, 그들은 승리를 즐길 권리가 있으니 말이다.